북한 백남순(白南淳) 외무상은 13일 양강도 김형직군 월탄리의 대규모 폭발이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산악 폭파작업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BBC는 “백 외무상이 북한을 방문 중인 빌 레멀 영국 외무차관의 정보 제공 요청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고 전했다.
북한 핵문제와 인권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1일부터 평양을 방문 중인 레멀 차관은 백 외무상에게 현장 방문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백 외무상은 이를 허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같은 날 보도했다.
중국 접경지역인 월탄리에서 9일 용천역 폭발사고보다 규모가 큰 폭발이 일어나면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 등 각종 의혹이 난무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도 13일 “북에서는 요즘 그 어떤 폭발사고도 일절 일어난 바 없다”며 “모략을 좋아하는 자들이 혹시 수력발전소 건설장들에서 울리는 발파 소리에 놀라 거짓말을 해대지나 않는지 모를 일”이라고 주장했다.백 외무상의 이번 설명은 북한이 비공식적으로나마 처음으로 이번 폭발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앞으로 북한 정부의 후속 발표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일부 정부 당국자나 댐 전문가는 대규모 댐을 짓기 어려운 지형이라는 점 등을 들어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13일 국회 남북관계발전특위에 출석해 “그 지역이 수력발전소 건설지역인지 정확하게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9일 오전 양강도에 특이한 형태의 대규모 구름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으나 당시 한반도 전체에 구름이 끼어 있어서 폭발사고에 의한 것인지, 다른 현상에 의한 것인지 단정적으로 판단할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백두산 지역에서 8일 오후 11시24분경 여러 차례 지진파 진동이 감지됐다는 지질관측연구소의 보고가 있어서 두 가지가 무슨 연관관계가 있는지 심층 분석했다”면서 “그러나 ‘지진파와 구름 관측 지역이 100∼120km 떨어져 있는 등 현격한 거리차가 있어 특별한 상관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는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 양강도 폭발사고는 핵과는 관련 없으며, 외진 곳에서 일어난 단순사고로 파악하고 있다”며 “(미국측도) 진상 파악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으며 곧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