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폭발이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산악 폭파작업이었다는 북한측 해명에 대해 국내 댐 건설 전문가들은 대체로 “폭파작업으로 그런 버섯구름이 일어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반면 일부 발파 전문가들은 “많은 양의 화약을 사용하면 그만한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13일 댐 전문가인 이희승 삼안건설 부사장은 “사진상으로 보면 그 지역에 수력발전소를 지을 만한 수량의 강이 흐르지 않는 것 같으며 댐이 들어설 자리처럼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또 “댐 공사 과정에 암반 굴착을 위한 발파작업이 있지만 보도사진의 버섯구름 같은 대규모 연기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폭발 지역 인근인 장진, 풍산의 강수량은 연간 600∼700mm로 북한 내에서도 강수량이 가장 적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 이는 북한의 연간 평균 강수량 1000mm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남한의 연평균 강수량 약 1200mm의 절반 수준에 그쳐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윤용남 고려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댐의 물을 발전소로 끌어가기 위한 수압 터널을 만들며 터널 굴착에는 발파가 필요하지만 위성으로도 보이는 정도의 버섯구름 형태로 대형 연기가 발생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질자원연구원의 발파 전문가인 최병희 선임연구원은 “대규모 부지 조성을 위해 산을 뚫고 폭약을 채워 넣은 뒤 발파해 산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갱도식 대발파’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규모 발파로 인해 버섯구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건설의 토목사업본부 고경환 부장도 “화약의 양을 늘리면 핵폭발과 맞먹는 폭발이 발생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며 “그러나 한국에서는 환경이나 경제성을 고려해 그런 대형 폭파 작업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