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북한 핵문제 해결 방식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섬으로써 북핵 문제가 미 대선의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북한의 핵실험 준비 의혹과 양강도 폭발사건으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케리 후보가 부시 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어 북핵 문제가 증폭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케리 후보는 13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더욱 화급한 북핵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으며 이 때문에 ‘핵 악몽’이 전개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케리 후보는 북핵 문제를 미국 안보정책의 가장 심각한 실패이자 도전이라고 규정하고 “이는 말만 앞세워 실질적으로 효과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부시 대통령의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부시 행정부는 빌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직접대화 방식을 계승해야 한다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권유를 거부했고 (햇볕정책을 주창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에게 면박을 줘 돌려보냈다면서 “이는 북핵 문제와 미국의 진로에 있어서 잘못되고 위험한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화정책은 실패작이었다면서 케리 후보의 주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케리 후보는 미국이 과거 행정부의 실패한 정책으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모든 이웃들로 하여금 6자회담에 적극 참여하도록 해 외교적 해결을 이루려고 하고 있다”면서 “그 목표는 북핵 프로그램의 동결이 아니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종식”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