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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KBS2 ‘애정의 조건’ 주인공의 ‘과거사 의견’

입력 | 2004-09-16 18:56:00

송일국과 한가인은 ‘애정의 조건’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이 한단계 높아진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KBS 김종식 드라마 2팀장은 “딱딱한 역할을 주로 했던 송일국은 많이 유연해졌고 한가인은 어린 나이에 비련의 여주인공역을 맡아 연기의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 -안철민기자


“‘은파(한가인)는 더 호된 맛을 봐야 한다’는 일부 네티즌의 반응은 이해할 수 없어요.”(한가인)

“고민이 많이 됩니다. 저라면 은파를 평생 껴안고 가기 힘들 것 같아요.”(송일국)

KBS 2TV 주말극 ‘애정의 조건’(토·일 오후 7:50)이 혼전 동거와 유산 경험을 숨기고 결혼한 아내(은파)의 과거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둘러싸고 시청률이 치솟고 있다.

이 드라마는 은파와 남편 장수(송일국)의 갈등이 본격화된 8월 말 이후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9월 11, 12일에는 평균 시청률 38.3%(닐슨미디어리서치)로 지상파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은 3월 20일 방영 이후 처음이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장수 너무한다. 은파가 불쌍하다’ ‘은파가 잘못했다. 이혼해라’ ‘양쪽 모두 이해는 된다’ 등 다양한 의견이 하루에 수백건씩 오르고 있다.

이 드라마의 주연 한가인과 송일국을 만나 ‘여자의 과거’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두 탤런트는 “결혼 전에 말했으면 용서했을 것 같다”며 “과거는 용서할 수 있으나 거짓말은 용서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가인

“저라면 결혼 전에 모두 털어놓았을 겁니다. 속 시원히 말하지 않은 은파가 답답해요. 중매라면 몰라도 연애결혼이 많은 요즘에는 이해하기 어려워요.”

그러나 한가인은 말 못할 사정이 있었던 은파를 무조건 비난하는 것에는 거부감을 드러냈다.

“은파를 사랑했던 장수가 배신감에 치를 떠는 건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은파는 더 맞아야 한다’는 일방적 비난은 이해 못합니다.”

한가인은 또 “그런 일이 실제로 내게 일어난다면 시부모 보기 무서워 결국 다시 맺어지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은파에게 관대했던 시아버지(장웅)가 ‘(동거남과의 사이에) 애까지 있었다면 나라도 (용서하기) 힘들겠다’고 하는 대사가 있어요. 장수는 몰라도 시부모는 다시 못 볼 것 같아요.”

○송일국

“사랑했던 부인이 어두운 과거를 숨겼다면 고민 많이 될 것 같아요. 용서는 하더라도 계속 함께 살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송일국은 “그러나 결혼 전에 다 털어놓았다면 용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변을 보면 대체로 연애 자주 해본 남자들이 결혼은 참한 여자들과 하잖아요. 장수가 바로 그런 타입인 것 같아요. 고르고 골라 참한 부인을 얻었는데 알고 봤더니 동거에 유산까지 했다면 배신감은 이만저만이 아니겠죠.”

송일국은 요즘 팬들로부터 ‘은파한테 잘 해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야외촬영 때 스태프를 비집고 들어와 송일국의 손을 잡고 부탁하고 간 40대 후반의 아주머니도 있었다고 한다.

○결말은?

‘애정의 조건’은 10월 10일 종영까지 8회가 남았다. 당초 줄거리는 장수가 은파를 용서하고 서로 화해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줄거리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미지수여서 아직 결말은 확정되지 않았다. 담당 김종창 PD는 “해피 엔딩이겠지만 이들의 부부생활 유지에 현실적인 제약은 있을 수밖에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