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케빈 김(세계랭킹 143위·미국)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차이나오픈(총상금 50만달러)에서 전 세계랭킹 1위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케빈 김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단식 16강전에서 2번 시드의 페레로를 2-0(6-4, 6-4)으로 완파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태생인 케빈 김은 19세이던 1997년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지만 ATP투어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무명선수. 8일 서울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국제남자챌린저테니스대회 1회전에선 전웅선(SMI아카데미)에게 0-2(3-6, 5-7)로 져 탈락했었다.
대회 톱시드이자 전 세계랭킹 1위인 카를로스 모야(스페인)도 1회전에서 조 윌프리드 송가(랭킹 209위·프랑스)에게 0-2(6-7, 3-6)로 무릎을 꿇었다.
1, 2번 시드를 받은 스페인의 세계 랭커 둘이 나란히 탈락하자 테니스계는 “다음 주 있을 프랑스와의 데이비스컵 4강전을 앞두고 최선을 다한 것이 아니지 않으냐”며 의혹의 눈초리.
그러나 페레로는 경기 후 “출발은 내가 산뜻했지만 4-4로 맞선 1세트에서 무너진 게 뼈아팠다. 오늘 케빈의 플레이는 나보다 훨씬 나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삼성증권·세계랭킹 65위)은 17일 준준결승에서 세계랭킹 20위 파라돈 스리차판(태국·6번시드)에게 0-2(4-6, 3-6)로 완패,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