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재산환수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열린우리당 최용규의원(오른쪽에서 세번째)은 인사말을 통해 “친일파 후손들이 조상들의 땅 찾기 소송에서 승소율이 절반에 이르고 있다”며 “당론으로 법안을 채택해 내달 초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김경제기자
열린우리당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한상범(韓相範) 위원장과 윤경로(尹慶老)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위원장, 임헌영(任軒永) 민족문제연구소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한 가운데 ‘친일재산환수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가졌다.
열린우리당 최용규(崔龍圭) 제1정조위원장은 인사말에서 “1980년대 후반 이후 이완용, 송병준 등 대표적인 친일파 후손들이 조상들의 땅 찾기 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대책이 없어 친일파 후손의 승소율이 절반에 이르고 있다”며 “당론으로 법안을 채택해 내달 초에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친일재산환수법 초안은 친일반민족 행위자를 ‘일제로부터 훈작을 받거나 을사보호조약이나 정미7조약 체결을 주창한 대신 등 고위 공직자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로 규정하고, 이들이 친일반민족 행위를 할 당시 취득하거나 상속, 증여된 재산을 국가가 몰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법률전문가와 열린우리당 내에서조차 지나치다는 의견이 많아 논란이 예상된다.
헌법 13조2항은 “소급입법에 의해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반민족행위자의 재산 중에 친일행위와 관련된 재산을 어떻게 밝힐 것인지 △상속인이 이미 그 재산을 처분한 경우의 처리 등 쟁점이 즐비하다.
열린우리당 행자위 간사인 박기춘(朴起春) 의원은 “의원 개인이 추진하고 있는 법으로 위헌 소지가 제기될 수 있어 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인 변호사 출신의 모 의원은 “동료 의원이 하고 있는 일이라 말은 안하고 있지만 정식으로 상임위에서 논의가 되면 얘기를 할 생각”이라며 “정밀하게 가다듬어야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헌법상 입법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친일파 재산 몰수에 국민들이 감정적으로는 동의할 수 있겠지만 민주주의 법질서는 감정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