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1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담을 열고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유엔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AP통신이 입수한 결의안 초안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을 갖지 못하도록 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차기 이사회에서 추가 조치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추가 조치’란 이란이 결의안을 거부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의안 초안은 이란에 대해 늦가을까지 우라늄 농축작업을 동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초안은 또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에게 과거 2년간 이란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11월까지 제출하도록 요청하고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IAEA 이사회에 참석 중인 호세인 모사비안 이란 수석대표는 이에 반발해 “핵연료 사이클의 핵심 부분인 우라늄 농축을 2, 3일 내에 재개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은 이날 기도회에서 “IAEA가 이란의 (핵)활동 중단 시한을 정하는 유럽측 요구 사항을 담은 결의안을 낸다면 이는 IAEA의 임무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런 결의안이 나온다면) IAEA는 유죄이며 이란은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에 IAEA를 고발하는 등 모든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빈·테헤란=AP AFP 연합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