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모터쇼’가 23일(현지시간)과 24일 언론 보도 발표회(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다음 달 10일까지 17일간의 일정에 돌입한다. 파리 모터쇼는 각종 볼거리는 물론 자동차 기술의 발전 방향을 가늠케 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특히 이번에는 프레스데이를 따로 정해 놓고 세계 각국의 언론이 여유 있게 취재할 수 있도록 배려할 만큼 마케팅에도 각별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각국 취재진 규모는 약 1만명. 하지만 행사 당일까지는 전시(展示) 차량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는 등 자동차 업체간의 긴장도 팽팽하다. 파리 모터쇼의 베일을 미리 벗겨 본다.》
▽첨단 기술 경연장=최고의 모터쇼답게 각종 신(新)기술과 새 모델이 쏟아질 전망. GM은 상시 4륜 구동이 가능한 ‘캐딜락 올뉴STS’ 모델을 선보인다. 4600cc급에 320마력을 낼 수 있다.
사브는 운전자의 알코올 농도를 자동 측정하는 ‘알코키’를 선보인다. 자동차 열쇠에 있는 센서에 숨을 불어 넣어 허용치보다 높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검출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장치다. 사브는 이를 자사(自社) 차량은 물론 제휴사인 GM을 통해 시보레, 캐딜락, 폰티악 등에 부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볼보는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의 8기통(V8) 모델을 내놓는다. 4400cc급 엔진에서 315마력을 뿜어낸다. 시속 100km까지 7초면 도달할 수 있어 SUV이면서도 세단형 승용차와 맞먹는 성능을 지녔다. 내년에 한국에도 판매된다.
고급차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탈리아의 패션 디자이너인 조르조 아르마니와 함께 디자인한 ‘CLK 조르조 아르마니 디자인카’로 자존심을 지킨다는 전략. 이 차는 100대만 한정 생산된다.
페라리 그룹은 시속 100km 도달 시간이 5초에 불과한 ‘F430’을 소개한다. 최고 출력 490마력, 최고 시속 315km로 페라리 스포츠카의 ‘유전인자’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전통적인 우아함’으로 각인돼 있는 푸조는 ‘강인함’과 ‘첨단’으로 변신할 계획. 6000cc급 12기통 콘셉트카인 ‘907GT’, 4바퀴 모터사이클 ‘쿼크’, 도심 이동용 자동차인 ‘1007RC’를 내놓는다.
907GT는 보닛 위에 트럼펫을 닮은 12개의 통풍구를 달았고 500마력 엔진을 장착했다. 쿼크는 수소 연료전지를 채택해 배출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 밖에 혼다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콤팩트 미니밴인 ‘FR-V’를 출품할 계획. 앞뒤 좌석에 3명씩 앉을 수 있게 설계했다.
또 폴크스바겐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골프의 5세대 모델 ‘골프 GTI’ 양산모델을 내놓는다. 197마력에 최고속도는 235km.
▽쏘나타·스포티지 국제무대 첫선=한국 차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관심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올해 개발한 신형 쏘나타와 스포티지를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발표한다. 두 회사는 유럽 운전자들을 위해 각종 옵션을 탑재하고 차량도 그에 맞게 튜닝했다. 또 초저연비 차량과 연료전지 차량도 선보인다.
GM대우는 SUV 콘셉트카인 ‘S3X’를 출품한다. 디젤엔진과 전기 배터리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GM대우는 2006년경 이와 비슷한 모델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파리=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