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과 귀금속 향수류 등 13개 품목의 고급품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현행대로 유지된다.
다만 23일부터 에어컨과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골프용품 등 11개 품목에 대한 특소세는 당초 예정대로 없어지게 돼 소비자가격이 그만큼 인하될 전망이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20일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열고 열린우리당 김진표(金振杓) 의원이 발의한 특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심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재경위는 김 의원이 발의한 24개 품목 중에서 보석과 귀금속, 고급 사진기, 고급 시계, 고급 융단, 고급 모피, 고급 가구, 녹용, 로열젤리, 향수류, 투전기, 오락용 사행기구, 수렵용 총포류 등 13개 품목에 대해선 특소세를 없애지 않고 현행 세율을 유지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들 고급 품목의 경우 민생경제와 무관하다며 특소세 폐지를 반대하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를 수용했다.
재경위는 프로젝션 TV와 PDP TV, 에어컨, 온풍기, 골프용품, 모터보트, 요트, 수상스키용품, 행글라이더, 영사기, 촬영기 등 11개 품목에 대해선 특소세를 폐지키로 했다.
한편 당초 특소세 폐지 대상으로 거론됐던 보석, 귀금속, 고급 모피, 향수류 등 13개 품목이 제외되자 해당 업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소세 폐지 확정에 앞서 이들 업체는 특소세에 해당하는 금액 만큼 미리 가격을 인하해 판매하거나 특소세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물량을 조절하는 등의 판매전략을 짜 왔기 때문.
국내 최대의 귀금속업체인 골든듀는 지난주부터 220만원 이상 귀금속에 대해 특소세 폐지분을 미리 반영한 후 18%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해 왔으며 모피업계도 특소세분인 14% 할인행사 등을 준비해 왔다.
보석, 모피업계 관계자들은 당초 특소세 폐지 대상으로 거론됐던 24개 품목 가운데 이날 폐지 대상이 된 골프용품, 요트 등 11개 품목과 제외된 13개 품목의 선정 기준이 애매하다고 반발했다.
골든듀의 현정아 광고홍보팀장은 “특소세 폐지 대상으로 거론돼 대기 수요자가 늘었고, 폐지에 앞서 할인행사를 하다 보니 미리 반영한 할인분 만큼 손해를 보게 됐다”며 “애초에 특소세 폐지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았으면 혼란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 가격의 경우 △프로젝션 TV는 현행보다 6.8% △PDP TV 1.0% △에어컨 온풍기 12.7% △골프용품 16.4% △모터보트 요트 수상스키용품 행글라이더 영사기 촬영기 등은 15.4% 인하된다.
국회는 22일 본회의에서 이 안건을 상정하며 법안이 통과되면 즉각 효력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23일부터 11개 품목에 대해 인하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또 판매대리점의 경우 보유 중인 제품에 대해 특소세를 환급받을 수 있게 된다.
한편 재경위는 한나라당 박재완(朴宰完) 의원이 발의한 2000cc 이하 중소형 승용차 특소세 폐지 및 유류특소세 한시적 인하를 내용으로 하는 특소세법 개정안에 대해 심의했으나 여야 이견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법안심사소위에 넘겨 재심사키로 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