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20일 노무현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은 에너지 및 자원분야의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카자흐스탄은 주요 자원 매장량이 전 세계에서 원유 7위, 천연가스 15위, 우라늄 1위, 텅스텐 1위에 이르는 자원 부국(富國). 한국은 1992년 수교 이후 처음 이뤄진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을 통해 석유와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반면 한국을 고속성장의 모델로 삼고 있는 카자흐스탄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세 차례나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관심이 높다.
20일 두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원자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이 우라늄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면 카자흐스탄은 이를 더 확보하게 해 줄 여유가 있다”고 공언할 정도로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두 정상간 만남에서는 수도 이전 문제도 화제가 됐다. 1997년 수도를 남서부의 알마티에서 북부의 아스타나로 옮겼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전혀 새로운 도시에서 젊은 생각과 전문가들이 모이는 새 수도를 건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19일 밤 바이테렉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스타나의 건설 모습은 카자흐스탄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화답했다.
한편 20일 오후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22일 저녁 별장에서 간편복 차림으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비공식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크로퍼드 목장에 외국 정상을 초청해 격의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과 비슷한 일정이다.
20일 오후 모스크바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주러시아 대사관 강당에서 장 류보미르 연방 하원의원, 조 바실리 고려인 연합회장, 장학정 모스크바 한인회장 등 고려인 동포와 교민 등 160여명이 부부동반으로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메트로폴호텔에서 러시아 방문에 동행한 이건희(李健熙) 삼성,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구본무(具本茂) LG 회장 등 기업인 50여명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아스타나=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