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대표하는 역사적 상징물이 우리 동네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올해 처음으로 18, 19일 인천 연수구 주최로 옥련동 능허대((능,릉)虛臺·인천시 지정기념물 제8호) 공원 일대에서 열린 ‘2004 능허대 축제’에 참가한 주민들의 목소리다.
능허대는 백제 근초고왕 27년(서기 372년)에 중국 동진(東晋)과 교류를 위해 배를 띄운 곳.
당송(唐宋) 팔대가의 한명인 소동파의 ‘적벽부(赤壁賦)’에서 따온 ‘능허’는 만경창파(서해)를 하늘로 날아 가는 듯 항해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능허대는 북쪽으로 고구려가 버티고 있는 탓에 육로길 대신 바닷길을 개척해야 했던 시대적 조건에 다라 백제가 만든 ‘외교 포구(浦口)’다.
당시 백제는 능허대를 출발해 현재의 옹진군 덕적도를 거쳐 산둥(山東)반도로 사신을 보냈다. 이는 당시 서해에서 중국으로 가는 가장 안전한 뱃길이었다.
옥련동 박원규 노인회장(76)은 “능허대는 서기 372년에 개항(開港)해 장수왕이 이끈 고구려군의 침공을 받을 때까지 103년 간 백제와 산둥반도를 연결하는 국제항의 역할을 한 곳으로서 개척정신이 살아 숨쉬는 역사적 상징”이라고 말했다.
주민 김홍숙씨(40·옥련동 현대아파트)는 “주민들 사이에 역사성을 상징하는 문화 축제가 동네에서 처음 열렸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며 “내년에는 더욱 조직적인 행사 준비를 통해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 축제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능허대 이외에도 인천에서 가장 볼거리가 많다는데 대해 옥련동 주민들은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청량산 자락에 위치한 옥련동에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우리나라 최고 박물관인 인천시립박물관, 연간 100만명의 수도권 시민들이 찾는 송도유원지 등이 위치해 있다.
특히 청량산에 오르면 송도 앞바다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주민들의 산행 코스로 인기다. 송도에는 꽃게거리 등 인천을 대표하는 음식점이 많아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옥련동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로 인구가 크게 늘면서 지난해 3월 옥련 1,2동으로 나눠졌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