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관계’로 격상시켰다. 모스크바=박경모기자 momo@donga.com
러시아를 공식방문 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1일 오후(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및 자원, 우주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양국 관계를 기존의 ‘건설적이고 상호보완적 동반자 관계’에서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고 △극동시베리아 지역 유전 및 가스전 공동개발 △군사기술 및 우주기술 분야 협력 △테러리즘 공동 대처 등 10개항의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두 정상은 6자회담의 진전으로 이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이날 저녁 공식만찬에서 만찬사를 통해 “우리는 핵 문제가 해결되면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20일 밤 비공식 회동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극동시베리아 지역의 에너지 개발과 관련해 한국석유공사와 러시아 국영석유사(Rosneft)는 21일 정상회담 직후 사할린과 캄차카 지역의 유전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협력약정을 체결했다.
두 정상은 극동시베리아 가스를 한국이 도입하기 위해 가까운 장래에 양국간 가스협력협정을 체결하기로 했으며 극동시베리아 송유관(이르쿠츠크∼나홋카) 건설사업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오명(吳明) 과학기술부 장관과 페르미노프 러시아 연방우주청장은 두 정상이 입회한 가운데 2007년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에 최초의 한국인 우주인을 탑승시키는 데 양국이 협력하는 것을 골자로 한 우주기술협력협정을 체결했다.
모스크바=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