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왜거너 GM 회장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이앙스에서 열린 ‘GM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GM대우를 글로벌 전략기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GM대우자동차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GM대우자동차를 단순 하청기지가 아닌 전략적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GM은 또 GM대우차에 투입하기로 한 1조7400억원 이외에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리처드 왜거너 GM 회장은 20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파이앙스에서 열린 ‘GM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왜거너 회장이 공식 기자간담회가 아닌 한국의 개별 언론사와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왜거너 회장은 “GM대우차의 ‘맨 파워’와 엔지니어링 기술이 아주 인상적이며 GM과의 관계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GM대우차가 (단순 하청기지가 아닌) 글로벌 차원의 제품 개발에 매우 중요한 전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GM이 GM대우차의 유럽 수출용 차량에 시보레 브랜드를 붙이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유럽 내 GM 모델 가운데 시보레가 최고 수준의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GM대우차 브랜드 폐기 계획의 일환이라는 일부의 관측을 일축했다.
그는 또 한국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에 대해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필요한 공장 증설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의 아시아지역 거점으로서 한국과 중국의 역할 분담에 대해서는 “두 나라의 생산기지가 엔진 기술을 서로 교환하고 강점을 가진 상품을 공유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콘퍼런스에서도 GM대우차를 중국 내 합작사에 이어 두 번째로 언급하며 “GM과 대우의 ‘결혼’은 2년이 지난 지금 예상보다 결과가 좋다”고 자평했다.
왜거너 회장은 이어 해외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차종의 하나로 GM대우차의 ‘마티즈’를 직접 소개했다.
GM은 또 이번 콘퍼런스에서 23일 열리는 파리 모터쇼에 출품할 16개 새 모델 가운데 GM대우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S3X’를 가장 먼저 공개했다.
한편 왜거너 회장은 “GM대우차의 노사 문제는 걱정했던 것보다는 괜찮았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다”며 다소 아쉬움을 표시했다.
또 현대자동차의 약진에 대해서는 “현대차가 글로벌 톱 5에 올라 있는 회사와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현대차가 최근 5년간 가장 급성장한 ‘강적(formidable competitor)’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파이앙스(프랑스)=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