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축구스타 디에고 마라도나(43·사진)가 ‘정신적 고향’ 쿠바에서 마약과의 질긴 악연을 끊을 수 있을까.
올 초 마약중독 휴유증으로 사경을 헤매기도 했던 마라도나가 21일 쿠바 하바나에 도착, 22일부터 쿠바국립정신건강센터(CENSAM)에서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갔다.
마라도나는 2000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펠레(브라질)와 함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중 한명으로 선정했던 세계적인 스타. 하지만 94년 미국월드컵 도중 약물복용 사실이 적발돼 중도 퇴출당한 뒤 약물의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라도나가 치료를 위해 쿠바로 간 것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인연 때문. 94년 첫 만남이후 마라도나의 열렬한 팬이 된 카스트로는 2000년 코카인 과다 복용으로 쓰러진 마라도나를 쿠바로 불러 치료해 주는 등 지속적으로 호의를 베풀어왔다. 마라도나도 한쪽 다리에 카스트로 의장의 얼굴을 문신으로 새기고 있을 정도.
그의 이번 쿠바행은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올 4월 심폐질환으로 갑자기 쓰러져 생명이 위독했던 마라도나는 쿠바에서 치료받기를 원해 고향에 남으라는 가족들과의 갈등으로 법정소송을 벌였고 최근 법원이 마라도나의 손을 들어줘 쿠바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마라도나는 카스트로 의장의 숙소 인근인 CENSAM에서 외출이 제한되는 엄격한 통제속에 70일 동안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