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수질개선사업비가 최초 4493억원에서 9522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대표적인 부실 국책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시화호 관리위원회(위원장 김영남 해양부 차관)는 21일 회의를 열고 시화호에 들어오는 오염물질을 막기 위한 신규사업과 조력발전소 건설비를 대폭 늘리는 내용의 ‘시화호 종합관리계획 개선안’을 확정했다.
해양부는 “2000년 이후 시화호에 바닷물을 섞는 등의 방법으로 수질 개선사업을 추진했지만 수질이 나아지고 있지 않아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규사업은 △공단 내 간선(幹線)수로 수질개선(120억원) △오염물질 배출업체 조사(20억원) △공단 내 하수구 쓰레기 유입방지시설 설치(60억원) △인공습지 기능 강화(20억원) △하천 자연정화 기능 강화(200억원) △시화호 바닥 준설(500억원) 등 6건이다.
조력발전소 사업비는 2001년 설계 당시 2400억원을 현재의 물가에 맞도록 현실화하면서 3551억원으로 늘어났다.
한편 시화호 수질 개선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면서 예산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양부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시화호 수질개선사업은 1996년 최초 결정 당시 2005년까지 4493억원을 투입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2000년과 2001, 2004년 세 차례에 걸쳐 증액되면서 사업비는 9522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말까지 투입된 사업비만 418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시화호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은 2000년 4.3ppm에서 △2001년 4.5ppm △2002년 4.7ppm △2003년 5.7ppm으로 갈수록 높아지면서 정부 목표치(2ppm)와는 갈수록 멀어져 갔다.
시민환경연구소 김정수 책임연구원은 “시화호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선 시화호에 바닷물이 가급적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갑문 수를 현재의 1개에서 3개 정도로 늘려야 한다”며 “이런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돈을 아무리 쏟아 부어도 수질이 개선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시화호 수질 개선 사업 어떻게 진행 됐나▼
·1985년 8월 29일 개발계획 확정
·1987년 4월 29일 개발사업 착공
·1996년 7월 5일수질개선종합대책 발표
―2005년까지 4493억원 투입하기로
·1998년 1월 10일 시화호 담수호 3대 부실사업 선정
·2000년 12월 30일수질개선종합대책 변경안 발표
―2006년까지 4896억원으로 증액
·2001년 10월 27일담수화 포기 최종 확정
·2001년 8월 31일 특별관리해역 종합관리계획 발표
―2006년까지 7451억원으로 증액
·2003년 11월 12월시화호 종합개발구상안 발표
·2004년 9월 21일 특별관리해역 종합관리계획 개선안 발표
―2009년까지 9522억원으로 수정 증액
자료:해양수산부, 환경부, 시흥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