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이용우·李勇雨 대법관)는 2000년 전북 군산시 대명동 성매매업소 화재로 숨진 업소 여성 3명의 유족 13명이 국가와 업주 이모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업주 이씨와 국가는 6억4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업주와 결탁한 경찰공무원에 대해 성매매행위 방치에 대한 공동책임을 물은 첫 판결이란 점에서 ‘성매매특별법’ 시행에 따른 경찰의 단속활동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는 “관할 파출소 경찰관들은 성매매 여성들이 업소 내부에 감금된 채 성매매를 강요받으면서 생활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경찰관들이 업주들에게서 뇌물을 받고 성매매 행위를 방치해 직무상 의무위반을 했으므로 국가에 위자료 지급을 명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유족은 2000년 9월 군산시 대명동 속칭 ‘쉬파리 골목’ 무허가 건물 2층 성매매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권모씨 등 성매매 여성 5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자 같은 해 10월 국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고 1, 2심에서 모두 일부 승소했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