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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SBS 주말드라마 ‘작은아씨들’ 시청률 25%대 껑충

입력 | 2004-09-23 18:40:00

SBS드라마 '작은 아씨들'


“온갖 지저분한 뒤치다꺼리 다하면서 (차장 PD한테) 개처럼 충성했습니다.”(신인 작가)

“(방송) 작가들이라고 한결같이 드세가지고. 이 짓도 못해먹겠구먼.”(조 차장)

“그렇게 PD들한테 껄떡거려가면서 작가 노릇을 해야겠어?”(유명 작가)

SBS ‘작은 아씨들’(토 일 오후 8:45)에서 PD와 작가로 나오는 배역들의 적나라한 대사들이 드라마 인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방송사 내부의 어두운 이면을 들추면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드라마는 4월 24일 첫 방영 이후 12∼13%에 머물던 시청률이 8월 들어 20%를 넘어섰고 최근 25%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는 KBS MBC의 메인뉴스와 맞붙고 있어 SBS 측은 “우리 ‘8 뉴스’를 미리 봤거나, 아예 뉴스에 관심 없는 시청자들을 흡인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작은 아씨들’에서 드라마를 둘러싼 갈등은 작가 정미득(유선) 노건태(오대규)와 조차장(김일우) 서감독(윤기원) 등 PD 사이에서 고조되고 있다. 미득과 건태는 당초 이 드라마에서 조연급이었으나 최근 주연급으로 부상했다. 이 드라마의 주제는 네 자매가 겪는 일과 사랑으로, 당초 선우(김호진) 준섭(김정현) 혜득(박예진)이 주연급이었다.

‘작은 아씨들’에서 미득은 초보 작가로서 서러움을 톡톡히 겪는다. 미득은 자신의 대본이 다른 작가의 손에 손질당하고, 자신도 남의 대본을 고치기도 한다. 한 작가는 경쟁자를 음해하려고 헛소문을 내기도 하고, 유명 작가의 이름값을 우대하려는 간부급 PD의 농간으로 초보 작가의 수준작이 밀리기도 한다. 이런 세계를 가리켜 극중에서 서 감독은 “시기와 질투가 어느 곳보다 심한 곳”이라고 말한다.

‘작은 아씨들’에서 나오는 드라마 작가와 PD의 갈등은 일부 과장된 면이 있으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방송사 작가들은 말한다.

SBS 히트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김은숙 강은정 작가도 당초 “신데렐라 스토리는 이제 먹히지 않는다”며 PD들이 맡지 않으려는 바람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한 드라마 작가는 “‘대본이 늦는다’는 이유로 작가를 초반에 교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수현 박정란 이금림 이환경 등 20여명의 정상급 작가들은 함께 작업할 PD를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작은 아씨들’의 고흥식 PD는 “미득이 큰 작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여과 없이 그리기 위해 PD와 작가의 갈등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방송사 내부의 부정적인 면을 드러낸다는 말은 듣지만, “그런 갈등은 어느 조직에나 있는 것이어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