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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20/20 예측경영’… 불확실한 미래 기업전략

입력 | 2004-09-24 16:04:00


◇20/20 예측경영/휴 커트니 지음 이동현 옮김/311쪽 1만4000원 세종서적

HP의 최고경영자(CEO) 루이스 플랫은 “5년이나 10년의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제정신이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기업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급속한 변화는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불확실성은 경영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적이다. CEO들은 누구나 책 제목처럼 ‘20/20’(‘완벽한 시력’을 뜻하는 표현으로 이 책에서는 ‘뛰어난 선견지명’을 의미한다)을 꿈꾼다.

매킨지사의 컨설턴트인 저자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경영자는 불확실성을 분석 가능한 것으로 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직감’에 의존해 결정을 내리거나 낡은 방식의 예측 지표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는 것.

그러나 저자는 불확실성은 체계화된 분석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좋은 전략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먼저 직면하고 있는 불확실성이 네 가지 단계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자 저자의 핵심 주장.

저자는 불확실성의 네 가지 단계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1단계는 ‘명확한 미래’로 불확실성이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미래의 결과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2단계는 ‘선택적 미래’.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미래의 결과가 몇 가지 가능성으로 한정돼 있고 예측한 몇 가지 경우의 수 안에서 실제로 그 결과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3단계는 광범위한 예측만이 가능한 ‘범위의 미래’다. 예측 결과는 수치가 아닌 가능한 범위로만 제시되는 정도의 상황이다.

4단계는 ‘예측 불능의 미래’. 말 그대로 앞날을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발생 가능한 결과의 범주조차도 인식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직면하는 상황은 1단계와 4단계를 제외한 2, 3단계의 불확실성이다. 불확실성의 단계를 이해하고 나면 이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의 몇 가지 핵심 전략 이슈들이 제기된다. 이는 △사업을 새로 조성할 것이냐, 기존 사업환경에 적응할 것이냐 △전략적 결정을 즉각 시행할 것이냐, 연기할 것이냐 △미래의 여러 가능성에 골고루 투자하는 다각화를 선택할 것이냐, 한 가지로 선택을 모으는 고도의 집중화의 길을 택할 것이냐 등이다.

저자는 VHS와 베타의 싸움, 위성전화 이리듐, 에어버스의 점보제트기, 페덱스 등 수십건의 구체적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통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보다 나은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과 의사결정법을 모색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