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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고 나서]무르익은 술맛처럼 ‘한가위 情’ 느끼세요

입력 | 2004-09-24 16:18:00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부모들이 상경하는 역귀성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그래도 여전히 발그레한 달빛 아래 가지마다 감이 익어 가는 고향 마을의 정겨운 재회가 떠오릅니다.

무르익은 술맛의 세계, 귀한 우리 전통주(酒)를 찾아 만든 책 ‘비주, 숨겨진 우리 술을 찾아서’(B1)를 한가위를 앞둔 독자들에게 머리기사로 소개합니다. 100가지 꽃으로 빚은 백화주, 과거를 준비하는 이들의 머리가 맑아지라고 만들었다는 잎새곡주, 지친 부모에게 약으로 드렸다는 무술주에 관한 대목을 읽으면 옛사람 누군가는 이런 술들을 한가위 선물로 친지들에게 나눠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제 우리나라 제1의 교역국으로 떠오른 중국은 추석 연휴 동안 친지들과 담소를 나눌 때도 화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재(商才)가 뛰어나기로 유명한 저장(浙江)성 원저우 사람들의 세계를 다룬 ‘거상’(B2)은 중국 기업인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원저우 사람들은 실직하면 외지로 나가 자기 사업을 시작한다는 대목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미국역사학회장을 지낸 윌리엄 L 랭어가 세계 최고 수준의 역사가들과 함께 엮은 ‘뉴턴에서 조지 오웰까지’(B3)는 오늘의 시각에서 서양사의 큰 흐름을 정리한 책입니다. 연휴 동안 서양사 교양을 쌓고 싶은 분들이 일독할 만한 책인 것 같군요.

책의 향기 팀 b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