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3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3개 영역 도입 일정에 최종 합의한 사실이 발표되자 교육계는 “이제야 교단이 좀 조용해지겠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취임 초부터 NEIS 문제로 갈팡질팡하던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는 불명예 퇴진했고 교단은 교단대로 갈등의 골이 깊어져 큰 상처를 입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최종 합의’는 하루도 지나기 전에 또 다른 교단 갈등을 불러왔다. 교육부와 전교조의 합의에 대해 한국교총과 한국교원노동조합이 “언론보도를 보고서야 사실을 알았다”며 뒤늦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두 단체 간부들은 24일 교육부를 방문해 안병영(安秉永) 교육부총리에게 거세게 항의했고 안 부총리도 유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윤종건 교총 회장은 “전교조가 그렇게 막강한가. 고교등급제 파동 때문에 전교조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며 “합의 무효와 관련자 문책이 없으면 우리도 ‘전교조식’으로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흥분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교총과 한교조도 국무총리실 산하 교육정보화위원회에서 교육부와 NEIS 문제를 논의해 온 ‘협상 파트너’였다.
교총 관계자는 “그동안 장비 하나 도입하는 것까지 교원단체들과 일일이 상의해 온 교육부가 정작 가장 중요한 도입 일정을 전교조와 밀실 합의해 발표했다”고 말했다.
류명수 한교조 위원장도 “교육부가 전교조와 합의문에 서명하는 날 예정된 한교조와의 교섭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며 “전교조 눈치를 보느라 우리를 따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부총리를 대신해 차관이 서명했는데도 “이건 정부 최종안이 아니다”고 군색한 변명을 했다.
교육부 내부에서조차 “‘강성’ 전교조만 의식해 상대적으로 NEIS 정책에 협조적이던 교총과 한교조를 ‘적’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의 전교조 눈치보기가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을 더욱 깊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홍성철 교육생활팀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