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개업한 점포나 할인점의 행사장에선 어김없이 쭉 빠진 몸매에 화려하고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도우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커다란 풍선인형이 기괴한 춤을 추고 도우미들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모습은 이제는 전혀 새로울 것도 없는 풍경이죠.
하지만 도우미가 ‘쭉쭉빵빵’의 여성이 아니라 가수 세븐이나 비, 아니면 영화배우 권상우처럼 ‘꽃미남’이라면 어떨까요.
태평양은 최근 프리미엄 샴푸 ‘미쟝센 펄 샤이닝’을 내놓으면서 서울 경기 25개 대형 할인점에서 꽃미남 도우미를 채용해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 도우미의 신체조건은 키 177cm 이상에 20대 초반의 스타일리시한 남성. 이들은 진주 단백질이 들어있다는 제품 콘셉트에 맞게 진주 목걸이를 하고 허리에는 치렁치렁한 진주 장식 벨트를 차고는 여성 고객들을 유혹합니다.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같은 매장에서도 남성 도우미들이 여성 도우미들의 2∼3배, 많게는 4배까지 판매 실적이 좋았다네요.
미쟝센 브랜드매니저 양정선 과장은 “남자의 눈으로 ‘예쁘다’고 말해주는 것이 20, 30대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수입화장품 에스티로더의 프로모션팀은 남성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쓰고 있습니다. 이들은 고객에게 상담은 물론 직접 메이크업 서비스를 해주기도 합니다.
20대 여성이 주 타깃인 캐주얼 의류 브랜드 ‘쌤(SSAM)’은 백화점 숍 마스터와 판매원을 귀엽고 잘생긴 남자 직원 위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시장조사를 하러 캐주얼 의류 브랜드인 ‘쌤’ 매장에 들렀는데 남자 직원이 ‘다리가 날씬해 치마가 너무 잘 어울려요’라고 칭찬하자 나도 모르게 지갑을 열게 됐다”고 고백하더군요.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