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
대통령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지지도 차이가 다른 여론조사 결과들보다 크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존 케리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적 정치단체 무브온닷오르그(MoveOn.org)는 지난달 28일 뉴욕 타임스에 실린 전면 광고를 통해 갤럽의 조사 방법에 의혹을 제기했다. 무브온은 최근 2주일 동안 갤럽을 제외한 14개 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은 케리 후보를 평균 3%포인트 앞섰는데 갤럽 조사에서는 14%포인트(실제로는 13%포인트)인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무브온은 특히 갤럽의 조사 대상자 중 공화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지지자들보다 6∼8%포인트나 많았으며 이것이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지난 두 차례 대선의 출구조사에서 민주당원이 공화당원에 비해 4.5%포인트 더 많이 투표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갤럽조사 대상에는 공화당 지지자가 6.8%포인트 많았다는 것. 무브온은 또 조지 갤럽 주니어 갤럽 대표가 부시 대통령과 같은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면서 부시 대통령에 대한 호의적 편견이 조사 방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에 대해 갤럽은 “여론조사의 과학성을 이해하지 못한 비판”이라면서 “1988년 이후 각종 선거에서 갤럽의 조사 기록은 어떤 조사기관에도 뒤지지 않았고 2000년 대선 때는 분명히 최고였다”고 반박했다. 갤럽은 조사 대상자의 지지 정당별 비율을 조사결과 분석에 반영하지 않는 것은 정당별 당원 수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고 지지 정당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