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던 졸병 시절 이환풍 병장님은 취사반에서 밥이 남으면 먹으라고 주시곤 했죠. 혹시 만나게 된다면 술 한잔 톡톡히 사겠으니….”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에 사는 나상록씨(58)가 충남 계룡시가 군 문화 축제인 제1회 계룡축제를 열면서 개설한 ‘전우찾기’ 사이트(http://www.gpfest.com)에 올린 사연이다.
나씨는 “제대 후 30여년이 지나도록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주민등록 전산망 등을 통해 수소문해 봤지만 찾을 길이 없어 글을 올렸다”고 적었다.
‘전우여! 계룡에서 만나자’라는 슬로건 아래 마련된 ‘전우찾기’ 사이트가 인기다. 사이트를 개설한 지 불과 수일 만에 50여건이 접수됐다.
사연 가운데는 내무반에서 힘이 돼주었거나 훈련소에서 동고동락했던 동료나 선후배를 찾는 내용들이 가장 많다. 전방부대 출신들은 강원도 산골에서 산더미처럼 쌓인 눈을 치우던 기억을 더듬었고 특수부대 출신들은 300km 야간행군의 추억담을 떠올리기도 했다.
계룡시는 축제기간인 1∼3일 연락이 닿은 전우들이 만날 수 있도록 계룡대(3군 본부) 내 비상활주로에 ‘만남의 광장’을 마련했다. 또 상봉후기를 공모해 우수작에 대해 시상도 한다.
전우찾기 담당직원인 백영신씨는 “축제 이후에도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국방부 협조를 얻어 산발적으로 개설된 전우찾기 사이트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전우를 찾으려 할 경우 사이트 접속해 사진과 연락처 사연 등을 올리면 된다.
한편 ‘평화와 통일을 향해!’란 주제로 열리는 계룡축제에서는 ‘추억의 군 사진전’ 등 군 생활의 추억을 떠올리기 위한 행사도 열린다.
또 특전무술 시범과 전국 서바이벌 대회, 의장대 시범 및 군악연주, 헬기 전시 및 모형 헬기 날리기 대회, 블랙이글쇼(에어쇼), 밀리터리 룩 패션 전시회, 행운의 계룡닭 잡기, 해군 바다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041-840-2586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