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지 마”한국의 차세대 스트라이커 박주영(왼쪽)이 30일 열린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D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태국 위타와트 시추엔의 밀착마크를 피해 슈팅을 날리고 있다. 박주영은 이날 천금같은 프리킥 동점골로 한국의 8강행을 이끌었다. 콸라룸푸르=로이터 뉴시스
박주영(고려대)이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한국 청소년대표팀은 30일 말레이시아 이포 페라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아시아청소년(20세 이하) 축구선수권대회 D조 예선 태국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 막판 터진 박주영의 동점골로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예멘을 2-0으로 꺾은 이라크(3승)에 이어 1승1무1패(골득실 +1)를 기록, 태국(골득실 -1)을 골득실 차로 제치고 간신히 2위를 확보해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C조 1위인 우즈베키스탄과 3일 4강 진출을 다툰다.
이날 한국은 한 수 아래의 전력인 태국에 대량 득점을 자신했지만 오히려 태국이 경기를 주도했다.
지난달 28일 예멘과의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이날 결장한 중앙 수비수 김진규(전남 드래곤즈)의 공백이 컸다. 수비수들은 호흡이 맞지 않아 태국 공격수를 놓쳤고 번번이 돌파를 허용했다.
경기 초반부터 쏟아진 비도 한국에는 악재였다. 물을 잔뜩 머금은 잔디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미끄러지기 일쑤였고 공의 바운드도 불규칙했다.
한국이 선제골을 내준 것은 전반 6분경. 태국의 공격수 통투암이 왼쪽을 돌파하며 땅볼로 크로스하자 김태원이 막으려고 오른발을 갖다 댔다가 자책골이 돼 버린 것. 한국은 이후에도 전반 9분 솜퐁 솔레브에게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가는 슛을 허용하는 등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전반 종반까지 제대로 슈팅 한 번 날리지 못하던 한국은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뽑았다. 전반 41분 김승용이 중앙 돌파를 시도하다 페널티 지역 바로 앞에서 상대 반칙으로 프리킥을 얻자 키커로 나선 박주영이 가볍게 오른발로 감아 차 골문 오른쪽 구석에 정확하게 꽂아 넣은 것.
후반 들어 한국은 조원광(FC쇼쇼) 백승민(용인FC)의 좌우측 돌파에 이은 크로스 공격이 활발해졌지만 추가 득점을 하지는 못했다.
한국팀의 박성화 감독은 경기 후 “안태은 김진규 등 핵심 수비수 2명이 결장해 수비에 문제점이 많았지만 다행히 비겼다”며 “경기가 거듭될수록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