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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이 천사]매년 1억이상 기부 최창환씨

입력 | 2004-10-01 18:47:00

장수산업 최창환 회장(오른쪽)이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대청종합사회복지관에 옥매트를 기증한 뒤 독거노인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따뜻한 침대를 만들고 있는 사람으로서, 어려운 이웃의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장수산업 회장이자 대한가구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까지 맡고 있는 최창환씨(52)는 12년 전 돌침대 개발로 가구업계에서 일약 스타가 됐다.

그러나 최 회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를 ‘성공한 사업가’ 대신에 ‘자선 사업가’라고 부른다.

그는 돌침대 개발로 돈을 벌기 시작한 직후인 1992년부터 지금까지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매년 꾸준히 1억원 이상을 기부해 왔다.

최 회장은 “돌침대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전 2, 3년간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당시 어렵게 살면서 훗날 돈을 많이 벌게 되면 꼭 사회에 일정 부분 환원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가 12년간 크고 작은 도움을 준 사람은 무려 1000명에 육박한다. 가급적 많은 이웃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한 기관이나 사람에게 2년 이상은 지원하지 않는 것이 원칙. 특히 장애아동이나 결손가정의 청소년들에게 관심이 많다.

그는 농아들을 돕고 싶어 수화(手話)까지 배워 지금은 수준급이다. 최 회장은 “10년 전 침대 생산 공장 옆에 농아원이 있었는데 한창 웃을 나이인 아이들의 표정이 어두워 가슴 아팠다”며 “수화를 배워서 틈틈이 농아원에 가 아이들과 이야기도 하고, 주말에는 데리고 다니며 장난감을 사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복지관이나 구청의 추천을 받은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에게 매달 100만원 이상씩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매년 자신의 회사에서 만든 제품인 옥매트와 돌침대도 상당수 필요한 곳에 기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경기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단에 특별히 제작한 옥매트와 함께 수천만원의 격려금을 지원했다.

2002, 2003년 강원지역에서 연거푸 수해가 발생했을 때는 직원들과 밤을 새워 만든 옥매트 1000장과 라면 휴지 생수 등의 물품을 컨테이너에 싣고 직접 수해현장을 찾기도 했다.

그는 “따뜻한 제품을 만들고 있어서인지 추위에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내가 만든 제품을 갖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형편인 분들께는 가급적 그냥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내가 남들보다 돈을 더 많이 벌게 된 것은 일종의 ‘보너스’로 생각하기 때문에 받은 만큼 가급적 많이 돌려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