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일 현재의 위안화 고정환율제를 점진적으로 변동환율제로 전환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변동환율제로의 전환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중국의 진런칭(金人慶) 중국 재정부장 및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런민(人民)은행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선진7개국(G7) 회의 개막에 앞서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양측은 회담 후 낸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측은 개혁을 더욱 진전시키고, 확실하게 그리고 점진적으로 시장에 기반한 변동환율제로 옮겨 가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미국측은 이 같은 목표를 가능한 한 빨리 달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측의 포괄적인 환율제 전환 방침은 여러 차례 나왔으나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약속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1995년부터 위안화를 미 달러당 8.3위안으로 고정시키고 하루 변동폭을 제한하는 일종의 고정환율제인 ‘페그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124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선진국들의 적자규모가 확대돼 미국 정부 등 선진국들은 시장에 의해 위안화의 가치가 정해지도록 중국이 변동환율제를 채택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중국측은 자국의 허약한 금융시스템을 보강하기 위한 수많은 경제개혁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변동환율제로 전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한편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옵서버 자격을 참가한 가운데 이날 개막된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에선 1200억달러에 이르는 이라크 대외부채탕감, 33개 과대채무빈곤국(HIPC) 채무탕감, 고유가에 대한 대응 등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