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이야”2004 PAVV 인비테이셔널 여자골프대회에서 우승한 강수연(아스트라)이 물웅덩이에 뛰어들어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마지막 18번홀(파4).
2위 그룹(3언더파)과는 단 1타차. 4언더파로 선두를 달리던 강수연(28·아스트라)이 페어웨이에서 길게 심호흡했다. 그린 왼쪽 앞으론 워터해저드. 물에 빠뜨리면 우승 꿈도 날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강수연은 자신있게 세컨드샷을 날렸고 볼은 그린 위 홀 옆 5∼6m지점에 안착했다. 이제 2퍼트만 하면 우승. 강수연은 안전하게 홀 30cm 옆에 붙인 뒤 감격스러운 우승 파퍼트를 성공시켰다.
‘필드의 패션모델’ 강수연이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의 추격을 뿌리치고 2004 PAVV 인비테이셔널 여자골프대회(총상금 3억원) 우승을 거머쥐었다.
3일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GC(파72)에서 열린 최종라운드. 강수연은 2타를 줄이며 합계 4언더파 212타로 안시현과 신현주(하이마트·이상 3언더파 213타)를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강수연이 우승컵을 안아본 것은 2002년 9월 하이트컵여자프로골프대회 이후 2년여 만이다. 97년 프로에 데뷔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개인통산 7승을 거둔 강수연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들었으나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지난해 다케후지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게 최고 성적.
그는 “오랜만의 우승이라 떨린다. 경기 내내 실수도 많아 부모님 등 많은 분들이 가슴을 졸였는데 우승으로 보답해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강수연은 14번홀까지 6언더파로 2위 그룹과 3타차의 여유 있는 선두를 달렸으나 15번홀과 16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타수를 까먹어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2홀에서 파세이브에 성공해 우승을 지켜냈다.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카렌 스터플스(영국)는 3오버파 219타로 공동 10위, 미녀골퍼 나탈리 걸비스(미국)는 6오버파 222타로 공동 21위에 그쳤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