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자살할 우려가 있거나 군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들을 별도로 소집해 3박4일간의 심리치료 캠프를 운영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3일 육군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송영선(宋永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해 12월부터 군단급 부대에 자살우려자를 대상으로 한 비전캠프(vision camp)Ⅰ을, 사단급 부대에 복무 부적응자를 대상으로 한 비전캠프Ⅱ를 운영 중이다.
비전캠프에 입소한 병사는 올 6월 말까지 자살우려자 486명, 복무 부적응자 3309명 등 모두 3795명에 이른다. 이들은 신병 훈련소에서 실시한 다면적 인성검사(MMPI)의 결과와 자대(自隊) 배치 이후 상급 지휘관의 관찰보고에 따라 캠프 입소 대상이 됐다.
육군 관계자는 “연간 79명에 이르는 군내 자살자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아직 캠프의 효과는 저조하다.
육군 자료에 따르면 명상의 시간, 심리극, 가계도 그리기, 심리 상담, 촛불의식 등의 캠프 교육을 통해 심리 문제가 완전히 치유된 사람은 전체의 25.5%(971명)에 불과하다. 40명은 캠프 교육 이후에도 상황이 계속 악화돼 결국 전역했다.
육군 관계자는 “입소 병사들이 캠프의 목적을 이미 알고 있어 입소자로 선정된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측은 “캠프 내 강사들이 종교 활동을 담당하는 군종 장교들인 점도 전문적인 심리치료가 불가능한 원인”이라며 “전문 인력이 보다 세밀한 프로그램으로 캠프를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