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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안고 뛴다]비메모리 부품반도체 생산 KEC

입력 | 2004-10-04 18:08:00

KEC는 끊임없는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종합전자업체에서 세계 정상급 반도체 전문업체로 탈바꿈했다. 구미공장의 한 직원이 반도체 생산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구미=김태한기자


《“비(非)메모리 부품 반도체 업계의 ‘인텔’이 되려 합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본사를 둔 반도체 전문업체 KEC의 장동(張東) 사장은 “비메모리 부품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 브랜드가 되는 것이 회사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주력제품인 소신호용 개별반도체(SSTR) 시장에서 내년에는 아시아 1위, 2007년에는 세계 1위 등극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경영실적도 탄탄하다.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은 이 회사는 1990년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KEC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작년보다 1200억원 정도 늘어난 4000억원의 매출에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한다. 전자기기의 필수 부품인 SSTR 분야에서는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9%로 4위에 올랐다.

해외거래처가 꾸준히 늘면서 이 회사의 생산라인은 최근에는 활기차게 돌고 있다. 경북 구미공장에서 만난 박채현(朴埰鉉) 전무는 “비수기인데도 공장가동률이 90%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우물만 판다=1980년대만 해도 KEC는 TV와 모니터 생산으로 더 알려진 회사였다. 그러나 1999년 이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사업들을 정리하면서 반도체 전문 업체로 탈바꿈했다. 무선호출기와 전자악기 사업부 분사(分社)에 이어 2002년에는 전자튜너, 세라믹 콘덴서 등의 사업을 매각했다. 작년엔 컬러TV와 모니터 등의 사업도 분사시켰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만 집중한다’는 곽정소(郭正昭)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추진됐다. 이 때문에 2000년 6000억원에 이르던 매출이 작년에는 2803억원으로 떨어지는 등 고통도 따랐다.

그러나 구조조정 노력이 반도체의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자 회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졌다. 박 전무는 “전자업계에서는 KEC 반도체를 사용했느냐 여부가 완제품의 품질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고 자랑했다.

▽끊임없는 혁신=반도체 사업은 품질과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생명이다. KEC는 전체 직원 1300여명 가운데 500여명을 엔지니어로 구성하면서 기술혁신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들어 KEC는 차세대 사업인 금속산화막반도체(MOS)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07년까지 구미공장에 1812억원을 들여 생산라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MOS는 고밀도 집적이 쉽고 소비전력이 적어 디지털 기기 분야에서 수요 급증이 예상되고 있다.

구미=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다음은 한국 지식산업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게임개발 회사 가운데서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기업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