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무조정실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의 행정수도 이전 반대집회 지원 의혹을 놓고 여야 의원들 간에 설전이 오갔다.
먼저 열린우리당 김현미(金賢美) 의원이 최근 은평구청에 내려간 서울시 공문을 공개하며 공세를 주도했다. 공문에는 ‘2004년 9월 8일 서울시가 각 자치구에 추계 문화행사 등 시책추진 용도로 교부한 2000만원은 각종 문화행사와 자치구의 특별한 시책추진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므로 구청장이 구의회와 협의해 판단한다면 수도이전 관련 행사에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돼 있다.
김 의원은 “서울시는 신행정수도 반대집회에 예산을 지원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공문에 따르면 시책추진비를 관제데모에 사용하라고 암묵적으로 지시했음이 명백하다”며 “시장과 관련 공무원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 권영세(權寧世) 의원은 김 의원 발언 도중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서울시의회에서 따질 만한 세세한 내용을 갖고 야당 단체장의 흠을 잡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경필(南景弼) 의원도 “야당단체장에 대한 공격을 지양했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문학진(文學振) 의원은 “서울시가 관제데모를 지원하기 위해 총 5억원의 세금을 25개 구청에 편법으로 지원한 것은 법률적으로나 정치 도의적으로나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문 의원에 이어 한나라당 나경원(羅卿瑗) 의원이 “여당의 관제데모 주장은 동원과 홍보를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의 결과이자 수도권 주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역공을 펴 논란은 계속됐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