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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국정감사]건교위, 수도이전 공방

입력 | 2004-10-04 18:38:00

4일 건설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의 최병선 위원장과 김안제 전 위원장(왼쪽부터)이 심각한 표정으로 국감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전영한기자


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건설교통위의 건교부 국정감사에서 ‘수도 이전’에 대한 격렬한 공방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등 야당 의원들은 반대 여론이 높고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수도 이전을 민생 경제가 대단히 어려운 이 시기에 꼭 강행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허태열(許泰烈·한나라당) 의원은 “정부가 신행정수도 건설비용을 45조6000억원으로 잡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100조원 이상이 들어갈 것”이라면서 “실제 인천공항은 당초 2조3000억원에서 7조8000억원으로, 경부고속철도는 5조8000억원에서 12조7000억원으로 건설비가 크게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안택수(安澤秀·한나라당) 의원은 “현재 신행정수도 건설작업은 국민적 합의도 부족하고 국민 통합에도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단 수도 이전 작업을 백지화한 뒤 국민투표를 조기에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수도 이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인기(崔仁基·무소속·전남 나주-화순) 의원은 “국정홍보처가 ‘서울이 베이징이나 멕시코보다 못하다’면서 지하철 홍보까지 하는데 인구의 47.6%가 사는 수도권 주민의 자존심을 이렇게 깎아내리면서까지 수도 이전을 서두를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신행정수도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야당의 반대를 ‘정략적’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장경수(張炅秀·열린우리당) 의원은 “신행정수도 건설은 한마디로 국가균형발전의 ‘화룡점정’으로 야당과 수도권 일부 단체장, 일부 언론이 명분 없이 반대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특정 시점의 반대 여론을 내세워 장기적인 주요 국책사업을 흔드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윤호중(尹昊重·열린우리당) 의원도 “신행정수도 건설 추진과 함께 지방 개발계획들이 발표되면서 최근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면서 “건교부 장관은 앞으로 구체적인 지방개발계획을 내놓아 달라”고 요구했다.

강동석(姜東錫) 건교부 장관은 “신행정수도 건설비용 45조6000억원은 관련 전문가들의 추산으로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