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정부 들어 친여(親與) 성향의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단체 출신 인사들이 줄곧 문화예술진흥원 등 주요 문화 관련 단체의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화계 코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5일 문예진흥원에 대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의원은 “올해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예총)에 대한 지원금은 지난해보다 0.85% 삭감된 5억8000만원인 반면,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의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에 대한 지원금은 지난해 3억5000만원에서 무려 65.7% 늘어난 5억8000만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예총 지원금은 김대중(金大中) 정부 이후 줄곧 5억8000만원 안팎에서 머물렀으나 민예총 지원금은 2억5000만원(2000년)→3억원(2001년)→3억5000만원(2002년)→3억5000만원(2003년)→5억8000만원(2004년)으로 늘어났다. 예총 회원은 15만여명으로 10만여명이 가입한 민예총보다 더 많다.
심 의원은 또 문예진흥원의 핵심 보직을 대부분 민예총 출신이 맡고 있는 것을 문제 삼았다. 심 의원은 현기영 원장(전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강형철 사무총장(전 작가회의 상임이사) 김창완 사무국장(전 작가회의 이사) 등이 모두 민예총 출신인 점을 지적하고 “문예진흥원 요직이 특정 단체 출신 인사로 채워져 산하 단체에 대한 지원금 배분이 편중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 당의 최구식(崔球植) 의원은 문예진흥원을 위원회로 전환하기 위해 현재 국회 문광위에 계류 중인 문예진흥법 개정안 내용도 문제 삼았다. 최 의원은 “개정안에 따르면 문화관광부 장관이 위원 11명을 임명토록 돼 있는데 현 상황에서 결국 정권의 ‘코드’에 맞는 인사들이 발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민병두(閔丙두) 의원은 “예총은 민예총과 달리 지원비 중 2억1000만원을 경상비로 지급받지만, 민예총은 지원금 전액을 신청에 따른 사업비로 받아 불안정한 만큼 편향성 논란은 별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예총, 민예총 지원금 변화 추이
2000년2001년2002년2003년2004년예총5억8600만원5억8500만원5억8800만원5억8500만원5억8000만원민예총2억5000만원3억원3억5000만원3억5000만원5억8000만원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