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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토론마당]방범용 CCTV 길거리 설치

입력 | 2004-10-05 18:53:00


▼국민을 범죄자 취급… 근본해결책 안돼▼

폐쇄회로(CC)TV 설치는 그 자체가 국민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인식하고 행동을 제약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물론 CCTV 설치가 범죄예방이나 범인 검거에 일정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전가의 보도처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설령 범죄예방에 상당한 효과를 낸다고 하더라도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다른 지역에 범죄가 몰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 CCTV 설치를 서두르는 곳은 주로 부유한 주택가가 밀집해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인데, 다른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빈부격차 소외감은 어떻게 할 것인가. CCTV 설치 예산을 범죄예방 계도에 활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지 않을까.

조효순 주부·대전 서구 도마동

▼흉악범 설치는데 손놓고 있어야 하나▼

일부 시민단체들은 CCTV가 무차별적 감시를 조장한다고 하는데 날로 흉악해지는 범죄를 감안할 때 설득력 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CCTV가 설치됐다고 해서 범죄자가 아닌, 선량한 불특정 다수인이 인권을 침해당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단지 범죄자에게는 심리적 위압감을 줄 것인데, 그것이 바로 CCTV의 효과다. 범죄는 늘어나는데 반해 경찰관 수는 제자리걸음인 것이 현실이다. 서울 강남경찰서 CCTV 관제센터는 외국 경찰기관의 견학코스가 됐을 정도로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농촌에도 CCTV를 설치한다면 출입차량을 확인해서 농축산물 도난사고를 줄이는 데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최용 경찰관·전북 군산경찰서 수사과

▼미설치 지역선 범죄증가 역효과 우려▼

CCTV 설치는 정보화 시대에 또 다른 인권침해라고 생각한다. 우리 동네에도 언제부턴가 범죄예방용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주민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범죄를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은 강구하지 않고 단순히 CCTV를 설치해 놓고는 안심하는, 이런 대처방식은 언젠가는 허점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CCTV의 설치가 범죄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고 하지만 CCTV가 설치된 곳만 줄어들 뿐 미설치 지역에서는 오히려 범죄가 증가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된다. 굳이 CCTV가 필요하다면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작동을 심야 시간대로 제한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임아름 고등학생·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권침해 요소는 제도적 장치 통해 개선▼

서울 강남구의 경우 CCTV를 설치한 뒤 범죄 발생률이 30% 이상 낮아졌다고 한다. 특히 CCTV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범인의 인상착의나 도주차량의 번호 식별이 용이해져서 범인 검거율까지 덩달아 높아졌다고 한다. 이처럼 범죄예방 및 검거에 큰 도움을 주는 CCTV를 인권침해 가능성을 이유로 설치하지 말라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격이다. CCTV 열람을 제한하고, 치안 이외의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인권침해 문제는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도 중요하지만 제2, 제3의 ‘유영철 사건’을 막기 위해서도 CCTV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

박준홍 회사원·경기 용인시 기흥읍

▽다음번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성매매 범죄 신고보상제’ 논란입니다. 경찰은 성매매 특별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11일부터 성매매 범죄를 신고하는 사람에게 최고 200만원을 보상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단순한 성매수 행위나 광고지 배포는 포상 대상에서 제외되며, 성매매를 강요하는 악덕포주나 조직적인 인신매매가 주요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제도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포상금을 노린 신고가 횡행할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사생활 침해 논란이 제기될 것이라는 게 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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