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분위기를 내는 데 향수 한 방울의 역할은 크다.
상쾌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여름 향수에서 진하고 깊은 오리엔탈 계열의 향수로 바꿔 주는 것만으로 성숙한 가을 여성(남성)의 이미지를 연출해 볼 수 있다.
향수 전문점의 진열대를 꽉 채운 수백 종류의 향수 가운데 ‘나의 향기’를 찾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 게다가 화장품 회사는 물론 명품 패션 브랜드까지 새로운 향수를 속속 선보이는 시점이다.
이럴 때는 ‘어떤 향수이냐’보다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쉽다.
일단 자신에게 딱 맞는 향수를 선택하기 위한 쇼핑 시간은? ‘가능한 한 오후 늦게’가 정답이다.
후각은 초저녁 이후에 민감해지기 때문에 이때 향기를 더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알코올 성분이 날아가고 난 뒤 남은 향이 진짜 향기. 따라서 향수병에 코를 갖다 대지 말고 작은 종이나 티슈에 살짝 향수를 뿌린 뒤 몇 초 뒤에 향기를 맡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피부 상태에 따라서도 다른 향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예를 들어 지성 피부는 신선하고 깔끔한 느낌의 오데코롱이 좋다는 식이다. 향기 지속시간이 짧은 건성 피부는 적은 양씩 자주 사용하거나 향수를 사용하기 전에 보디로션을 발라 지속성을 늘려준다. 민감한 피부는 직접 향수를 뿌리지 말고 솜이나 거즈를 사용하는 편이 낫다.
향수를 귀 뒤나 손목 등에 뿌리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체온이 높고 맥박이 뛰는 곳일수록 향기 확산이 잘 되기 때문. 스프레이 타입의 향수는 치마처럼 움직이는 부분에 뿌리면 은은한 향기를 즐길 수 있다.
새로운 향기는 꽤 가슴이 설레는 시도 가운데 하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통해 우주의 진공 상태에서 채취한 장미의 향을 재현한 ‘헤라 뮨’이 한 가지 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