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라도 대기업 못지않은 우수기업이 적잖게 있다. 하지만 취업 희망자들은 어떻게 그런 기업을 골라서 지원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대학 시절 우수기업을 평가하는 수업을 제대로 받은 것도 아니고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아서 고르는 것이 쉽지 않다. 중소기업을 고를 때는 무엇보다 안정성을 중요시해야 한다. 대기업은 회사 규모가 크고 사업을 해 온 경력이 길어 쉽게 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잘 되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부도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장기적인 취업을 생각한다면 안정적인 중소기업을 골라야 한다. 관련 정보는 해당 중소기업 홈페이지나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서 얻을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나 벤처기업협회, 중소기업청 등 유관기관도 이용할 만하다. 온라인 취업정보회사인 스카우트(www.scout.co.kr)의 도움으로 우량 중소기업을 골라내는 방법을 알아봤다.》
▽재무성과가 좋아야 한다=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재무성과를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다.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잘 살펴 부채가 너무 많지는 않은지, 자본금은 충분한지, 이익은 많이 내고 있는지 등을 알아봐야 한다.
정부에서는 한때 부채비율 200%(총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를 기준으로 잡아 200%가 넘어서면 부도 위험이 큰 것으로 간주했다.
또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것)과 직원 1인당 매출액이 얼마인지를 꼭 따져봐야 한다. 영업이익률은 높을수록 좋은데 제조업은 일반적으로 10%, 서비스업은 20%가 넘으면 우량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취업을 위해 중소기업을 고를 때는 국내에서 시장점유율이 높고 해외매출 증가로 성장가능성이 높아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 국내 밀폐용기 제조회사의 직원들이 홍콩에서 제품설명회를 갖고 현장에서 외국 바이어와 수출상담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스카우트
매출액이 아무리 많아도 이익이 적은 회사는 원가구조에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 1인당 매출액은 직원들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매출액이 많을수록 직원들의 업무효율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재무성과를 볼 때는 최근 1년치만 봐서는 안 되며 과거 몇 년치를 함께 봐서 재무성과가 꾸준히 좋아지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시장점유율은 안정성의 기본=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에서 얼마만큼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시장점유율이 1위이고 2, 3위 회사와 차이가 많이 날 때는 한동안 부도날 가능성이 적다.
밀폐용기 회사인 A사는 국내 시장점유율 60%로 2, 3위 업체와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 회사는 당연히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 수준에 이르고 1인당 매출액도 200억원이 넘을 정도다.
만약 취업을 원하는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1위가 아닐 때는 그 회사가 얼마나 차별화돼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비록 시장점유율은 낮지만 경쟁회사와 차별화된 품목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스카우트 김현섭 대표는 “시장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확고한 위치를 굳히면 최소 2년은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안정성 평가 기준지표내용재무성과-영업이익 또는 경상이익이 매출액의 10∼20% 이상
-최근 3, 4년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시장점유율-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업계에서 선두권 유지
-신규시장 개척이 가능한 차별화된 제품 보유성장가능성-해외매출액의 꾸준한 증가
-순이익의 20∼30%를 연구개발에 투자
▽해외 매출액도 체크=해외 매출액이 국내 매출액보다 훨씬 큰 회사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만큼 외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기술력과 마케팅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프린터용 잉크를 생산하는 B사의 올해 매출 비중은 내수 30%, 수출 70%다. 작년에는 내수와 수출의 비중이 4 대 6 정도였으나 앞으로 5년 안에 1 대 9로 수출 비중을 대폭 늘려갈 계획이다. 한정돼 있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런 회사는 해외 근무의 기회가 많고 또한 힘들지만 확실하게 해외시장 개척 능력을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성장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순이익 대비 연구개발(R&D)비용을 봐야 한다. 순이익의 20∼30%를 지속적으로 투자하거나 비율은 낮더라도 투자비를 계속 늘려나가는 기업은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을 고를 때 얼마나 안정적인지를 살펴 자신과 맞는 회사를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