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1년 동안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회장 송인상·宋仁相)은 국내 110개 업종의 고객만족도(KCSI)가 100점 만점에 50.5점으로 지난해(52.3점)에 비해 1.8점 낮아졌다고 6일 밝혔다.
110개 업종 중 전년보다 만족도가 높아진 업종은 40개(36%), 낮아진 업종은 55개(50%)였다.
또 일부 기업은 10∼11년 연속 1등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26개 업종은 1위가 바뀌는 등 기업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이번에 업종별 1위를 차지한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태평양 린나이코리아 하이트맥주 아시아나항공 등이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세단형 승용차 분야에서 11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휴대전화 단말기, TV, 컴퓨터, 프린터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유지했다. 태평양은 남성 및 여성용 기초 화장품과 녹차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능률협회의 KCSI 산정은 1992년부터 실시됐으며 올해는 5∼7월 전국의 성인남녀 1만2431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전체 만족도 다소 주춤=KCSI지수는 매년 꾸준히 높아지다가 올해에는 다소 낮아졌다.
제조업은 지난해 59.4점에서 올해 57.7점으로, 서비스업은 지난해 49.1점에서 48.1점으로 각각 낮아졌다. 올해에도 제조업의 만족도가 서비스업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제조업 분야는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내려갔지만 가정용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전기밥솥 등 가전 산업의 만족도는 전년에 비해 올라갔다.
반면 서비스업 중 금융 도소매 유통 관련 산업은 만족도가 전년에 비해 크게 낮아져 산업 전체의 만족도 하락에서 변수로 작용했다.
할부금융 은행 증권 등 금융산업의 만족도가 떨어진 것은 어려워진 경제 여건에서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TV홈쇼핑 편의점 등 도소매 유통업도 만족도가 내려갔다.
능률협회컨설팅 김태량(金兌亮) CS경영2팀장은 “장기간의 경기 침체로 기업이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해 전반적으로 서비스 품질이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분야별 만족도=내구재 제조업 분야에서는 가정용 에어컨, 피아노, 부엌가구, 냉장고 등 가정생활과 밀접한 제품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특히 부엌가구는 지난해 57.8점에서 올해 63.7점으로 만족도가 10.2% 올랐다. 반면 복사기, 침대, 정수기 등은 지난해에 비해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
소비재 산업 가운데는 골프의류, 커피, 섬유유연제, 맥주 등이 지난해에 이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영화관 콘도미니엄 스키장 고속버스 등 여가 및 레저 관련 산업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반면 종합병원, 할부금융, 증권회사, 신용카드, 편의점, 인터넷 쇼핑몰, 초고속통신망 등은 지난해에 이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공공 행정 서비스 부문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만족도가 매우 낮았다. 특히 교육서비스는 18.8점으로 모든 산업을 통틀어 최하위를 기록해 서비스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철도 수도 세무서도 지난해보다 높아지긴 했지만 다른 산업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능률협회컨설팅은 “침묵하고 있는 대다수 고객의 마음을 알고 능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고객만족 경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