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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안고 뛴다]車방진고무 생산 평화산업

입력 | 2004-10-06 18:24:00

자동차부품회사인 평화산업 조치호 사장이 자사의 방진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이정은기자


5일 대구 달성군의 평화산업 기술연구소.

연면적 2600여평에 이르는 지상 3층 건물 안에서는 각종 자동차 방진(防振)제품 성능시험과 개발 작업이 한창이었다.

자동차 ‘연골’에 해당되는 방진용 고무의 성질, 강도 등을 분석하는 실험장비만 140여대. 500여종에 이르는 원료 및 배합비율을 연구하는 작업실은 화학 냄새로 가득했다. 한 층 아래에서는 방진제품 성능에 따른 차량 진동과 소음을 측정하는 설비들이 쉬지 않고 움직였다.

평화산업이 270억원을 투자해 재작년 완공한 이 연구소는 회사 성장을 이끌 핵심 기지. 세계적 방진제품 생산업체인 독일의 바이브라코스틱(VC)과 손잡고 탄생시킨 도약의 발판이다.

▽방진분야 ‘글로벌 톱 5’를 목표로=평화산업은 1950년 지우개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 자동차부품회사로 성장한 중견 기업. 현대, 기아자동차와 GM대우, 쌍용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가 “국내시장에 안주해서는 미래가 없다”며 해외로 기술개발 파트너를 찾아나선 것은 90년대 중반. 이름 없는 한국의 중소기업과 손잡으려는 글로벌 업체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세계 각국 기업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VC와의 전략적 기술제휴는 98년 말에야 이뤄질 수 있었다. 공장을 둘러본 VC 및 그 모기업인 프루덴버그 관계자가 “이 정도 기술이면 믿을 만하다”며 투자를 결정한 것.

평화산업 조치호 사장은 “매년 매출액의 5%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올해는 그 규모가 110억원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현재 VC의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을 맡고 있다.

평화산업은 최근 상하이GM, 상하이 폴크스바겐 등을 거래처로 뚫는 데 성공했다. BMW와 다임러크라이슬러, 포드 등에도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172억원과 51억원. 이미 작년 한 해 실적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었다.

▽“품질과 노력으로 승부한다”=창사 이래 54년간 한 번도 노사분규가 없었던 것도 이 회사의 자랑거리. 평화산업 기획실 강신양 사장은 “생산현장을 항상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덥기로 유명한 대구지역이지만 공장부터 에어컨을 달아주다 보니 사무실에는 2년 전에야 에어컨이 설치됐다.

수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주문자생산방식(OEM)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 업종 특성상 영향력이 큰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도 부담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금 거래를 통한 재무 안정성 확보와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등을 꾀하고 있다.

대구=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다음은 중국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해 외국의 유명 디자인회사 못지않은 고가(高價)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불황에도 계속 성장 중인 디자인회사의 이야기를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