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도로 건설을 위한 국고 지원 신청액 가운데 14%가량만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서울지하철 9호선 공사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급도 지연되고 있어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예산 배정 우선순위를 수도 이전 재원 마련에 두면서 수도권 기반시설 확충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광역도로 건설 사업=서울시와 경기도가 6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한나라당 김충환(金忠環)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내년 광역도로건설사업 국고보조금 신청액의 국가예산 반영률이 서울은 14.7%, 경기도는 0.0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도로건설 관련 6개 사업에 대해 699억원의 국고지원금을 요구했으나 남부순환로∼경기 부천시계간 도로에 요구액 대비 40%인 100억원, 천호대로 확장사업에 3억원 등 총 103억원만 예산에 반영됐다.
경기도 역시 총 16개 사업에 대해 988억원의 국고지원을 요구했으나 시흥시∼부천시 계수대로 사업 등 4개 사업에 22억9000만원만 반영됐다.
▽서울지하철 9호선 공사=2007년 12월 완공 예정인 지하철 9호선 공사도 국고지원금 지급 지연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1단계 기본계획(김포공항∼강남 교보빌딩 사거리 약 25.5km 구간) 수립 당시 2001년부터 올해까지 정부가 지원하기로 약속한 국고보조금은 5828억원. 하지만 6월 현재까지 지원된 보조금은 3184억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실제 공정은 당초 목표 공정(51.0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4.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약 32%의 공정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고지원금 지원이 계속 늦어지면 공기를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내년 예산에 반영된 전국 시도의 광역도로 사업예산이 총 930억원인데 이 가운데 가장 교통량이 많은 서울, 경기에 전체의 13.5%에 불과한 135억원만 배정됐다”며 “이는 현 정부의 수도권 역차별 정책 기조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획예산처가 확정한 안대로 내년 예산이 결정될 경우 수도권의 교통난 해소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