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맞잡고 인근 야산으로 놀러가는 공동육아 어린이집 아이들.-강병기기자
공동체는 생태, 귀농 등 특별한 하나의 목표를 위해 구성된 것에서부터 아파트 공동체, 우리 동네 골목 가꾸기, 꽃길 만들기 등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중 가장 많고 관심이 높은 것은 ‘공동육아’를 위한 공동체. 기존 어린이집과 탁아소에 대한 불신, 대안 교육에 대한 인식 변화 등과 더불어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인기 있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대기자가 수십명씩 되는 곳도 있다.
공동육아란 교사, 부모, 어린이 모두가 주체가 되는 교육 방식. 공동육아의 취지에 공감하는 부모들이 기금을 추렴해 어린이집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이 보편적 형태다. 취학 전 아이라면 연령에 제한이 없지만 보통 3∼5세가 가장 많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가장 큰 특징은 구조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
공동육아는 교사, 부모, 어린이 모두 교육의 주체가 된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사단법인 ‘공동육아와 공동체 교육’의 황윤옥 사무총장은 “주로 계절과 세시, 절기에 맞는 활동이 주를 이룬다”고 소개했다.
4월에 진달래 구경 가기, 동짓날 팥죽 먹기 같은 활동이 그 예다.
황 사무총장은 “자연친화적인 가치관과 철학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조기교육이나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와는 맞지 않는 곳”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곳 아이들이 한글이나 셈을 배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방법이 다를 뿐이다. 글자는 주로 나들이 가면서 보는 간판과 들에서 보는 꽃과 풀이름을 통해, 숫자는 자동차 번호판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공동육아는 자연스레 일종의 마을 형태로 발전하기도 한다. 설립초기에는 버스로 통학을 하다가 하나 둘씩 어린이집 근처로 이사를 오게 되고 3∼5년 지나면 일종의 마을 형태를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황 사무총장은 “육아를 개별 부모만 책임지는 것이 아닌 전 사회적인 관심과 참여를 통해 이루자는 것이 공동육아의 핵심”이라며 “이렇게 배운 아이들이 자라면,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한 정신인 공동체 문화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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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