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8일 대구→31일 서울→2월 2∼4일 중국 베이징→5일 원주→6일 대구.
프로농구 오리온스 김승현은 내년 초 빡빡한 ‘고난의 행군’을 하게 생겼다. 열흘 남짓 짧은 기간 동안 프로대표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무려 6경기를 뛰어야 하는 것. 한국농구연맹(KBL)이 최근 2004∼2005시즌 올스타 휴식기(내년 1월 29일∼2월 4일) 6일 동안 한국과 중국의 올스타전을 치른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내용은 이렇다. 내년 1월 30일 국내 올스타전을 치른 뒤 다음날 서울에서 중국 올스타팀을 불러 한 경기를 갖는다. 이어 중국 베이징에 가서 2월 3일 2차전을 벌일 계획.
취지는 이해가 간다. 한국과 중국의 교류를 통해 농구 인기를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하지만 시즌 도중 무리한 스케줄이라는 게 프로 감독들의 목소리. 장기레이스의 반환점에서 선수들에게 주어진 꿀 같은 휴식과 부상 치료의 기회를 사전 상의도 없이 빼앗아 경기력 저하와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KBL 관계자 역시 “고민이 많았지만 중국의 일정에 맞추려니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국 리그는 팀당 25경기 안팎을 소화하는 반면 한국 리그는 그 두 배도 넘는 5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따라서 중국과의 교류경기를 꼭 해야 한다면 국내 리그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
KBL은 한중 올스타전 말고도 프로 10개팀과 대학 및 상무팀이 출전하는 통합농구대회를 추진하다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닥치자 프로 한 팀이 아마대표와 시범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대충 얼버무렸다.
KBL의 이런 시행착오는 농구인과 일선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이벤트성 행정’에 치우친 데서 빚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KBL은 지난 여름 직원들의 의사소통을 활발히 한다며 사무실 칸막이를 없앴다. 그러나 농구 발전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은 여전해 보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