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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부대를 가다]3重방호벽 철통요새 “안전 이상무”

입력 | 2004-10-07 18:24:00

이라크 평화재건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북부 아르빌에 파병된 한국군 자이툰부대의 주둔지에서 부대원이 태극 마크를 단 군복을 입고 경계를 서고 있다. -아르빌=연합


《본보는 이라크 파병 한국군 자이툰부대의 활동을 보도하기 위해 이병기 기자(경제부)를 현지에 특파했습니다. 이 기자는 7일 새벽(한국시간) 자이툰부대 주둔지인 아르빌에 도착해 제1신을 보내왔습니다.》

7일 오전 6시(현지시간). “야∼”하는 함성에 졸음을 쫓고 막사 밖으로 나섰다.

자이툰부대원들이 대대별로 아침조회를 하고 있었다. 사막 한가운데 떠오르는 태양 아래서 구릿 빛으로 그을린 부대원들이 내지르는 함성이 우렁찼다.

전날인 6일 저녁 8시반 자이툰부대 취재기자단 13명을 태운 방탄지프는 삼엄한 호위를 받으며 이곳에 도착했다. 부대에서 3, 4km 떨어진 곳에서 두 차례에 걸쳐 페슈메르가(쿠르드 민병대)의 검문소를 통과했다. 5분가량 더 달려 자이툰부대 정문에 이르자 국산 K-200 장갑차 2대가 나타났다.

이라크 저항세력의 차량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부대 외곽에서 들어오는 모든 차량은 페슈메르가 요원들의 1, 2차 검문과 한국군의 3차 검문을 통과해야 한다. 500여m에 이르는 진입로는 차가 돌진할 수 없도록 S자형으로 돼 있고 곳곳에 과속 방지턱이 있었다. 차량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좁은 진입로 양옆에는 콘크리트 방벽과 모래 방호벽이 설치돼 있었다.

오전 10시반. 자이툰부대의 관측소(OP)에 올랐다.

8km 밖의 아르빌 시가지가 멀리 보이고 88만평에 이르는 자이툰부대 주둔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본대가 이곳에 도착한 지 이제 보름. 이미 500여동의 숙영시설과 방호시설이 들어섰고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부대 안에는 깨진 콘크리트 조각이 어지러이 널려 있었다. 강용희 정훈공보참모(대령)는 “원래 이 곳은 이라크 포진지가 있던 곳으로 미군의 폭격을 많이 당했다”고 설명했다.

주둔지 주변에서 박격포와 로켓포를 발사할 수 있을 만한 지점에는 어김없이 민병대와 한국군이 배치됐다. 이들은 주야간 투시경을 이용해 24시간 자이툰부대의 안전을 지킨다. 사각지대에는 폐쇄회로(CC)TV도 수십 대 설치돼 있다. CCTV에 움직이는 물체가 잡히면 즉시 컴퓨터가 영상을 사단 지휘통제실의 대형 모니터로 보내준다.

오전 11시20분. 황의돈 사단장을 포함한 부대 지휘관들이 서울의 김종환 합참의장과 화상회의를 가졌다. 김 의장은 “한국과 재외공관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졌으니 자이툰부대원들도 영외활동을 줄이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취재기자단은 6일 오후 제3국의 이라크 접경 도시에 도착, 택시를 타고 국경을 통과해 이라크 쪽에서 기다리던 자이툰부대 경호요원들과 만났다. 경호를 책임진 정해천 대령은 1시간 정도 절약되는 모술지역이 위험하다고 판단, 우회로를 선택해 기자단을 자이툰부대로 안내했다.

아르빌=이병기특파원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