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기도에 대한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전날 서울시 국감과 마찬가지로 수도 이전 문제가 최대의 쟁점이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지방자치단체가 국가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가 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것을 추궁했다. 이에 손 지사는 “도지사는 주민복리와 편익을 위해 일할 의무가 있다”며 “국가정책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열린우리당 양형일(梁亨一) 의원은 “경기도가 각 시·군에 공문을 보내 지난달 17일 열린 수도 이전 반대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며 관련 문서 1건을 공개하고 “군사독재시대에나 있었던 관제데모”라고 몰아붙였다. ‘수도이전 반대 범국민운동본부 출범식 개최 안내’란 제목의 이 문건은 ‘도와 각 시·군의 각계각층에서 대거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 지원’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황준기 경기도 기획관리실장은 “도의회에 설치된 수도이전반대특위에서 행사를 시·군에 알려달라고 요청해 전파했을 뿐이며 의회와 협력하는 것은 기획관리실의 기본 업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도가 인력과 예산을 지원한 적은 없고 참석을 독려하지도 않았다”고 적극적인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손 지사는 “업무협조는 내가 용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 지사는 또 정부의 수도 이전 계획에 대해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마찬가지로 ‘천도’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혀 열린우리당 노현송(盧顯松) 의원으로부터 “신행정수도 건설의 참뜻을 왜곡하고 국민을 선동하는 발언”이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홍미영(洪美英) 의원은 “지방재정법이나 지방자치단체 관련법을 보면 지자체는 국가정책에 반대할 수 없게 돼 있는데 경기도는 무슨 근거로 신행정수도 건설에 반대하느냐”고 다그쳤다.
손 지사는 이에 “국민 70% 이상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수도 이전이 국가정책으로 확립됐다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국가와 경기도의 장래를 위해 수도 이전은 더 이상 진전돼선 안 되고 국민투표를 통해 국론분열을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손 지사는 수도 이전 반대 이유에 대해 “첫째 수도 이전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서민이고, 둘째 경기 북부지역이 더욱 손해를 보고, 셋째 국가경쟁력이 약화된다”고 조목조목 반박해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열린우리당측은 전날 국감에서 수도 이전 반대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의 문건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한 이 시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할 것을 주장해 한나라당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