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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파일]“DJ가 한솔엠닷컴 인수비리 몸통”

입력 | 2004-10-07 18:34:00


한솔엠닷컴이 2000년 6월 한국통신(현 KT)에 매각될 당시 불거졌던 비리 의혹의 ‘몸통’은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일 것이라는 주장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위원회 김석준(金錫俊·한나라당) 의원은 7일 정보통신부에 대한 국감에서 “2000년 6월 한국통신의 졸속적인 한솔엠닷컴 인수로 한솔그룹 조동만(趙東晩·구속) 전 부회장이 1900억원의 차익을 챙기는 과정에서 정통부의 묵인과 정치권의 개입 여부 등 비리의 몸통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의원은 “매년 정부의 감사를 받아야 했던 한국통신이 독자적으로 한솔엠닷컴 인수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을 것이며 정통부도 대형 인수합병을 홀로 결정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솔그룹은 한솔엠닷컴 매각에 따른 거액의 시세 차익뿐만 아니라 그 이후 국제전화와 시외전화 사업권도 확보해 막대한 특혜를 받았다”며 “이런 과정을 종합적으로 볼 때 한솔엠닷컴 인수 비리의 몸통은 김 전 대통령이라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통부가 정밀 감사를 통해 이 비리 의혹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동료 의원들과 함께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김 전 대통령의 경제고문과 전북도지사를 겸임했던 유종근(柳鍾根)씨가 조 전 부회장으로부터 2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있는데 이 돈은 1998년 4월 김 전 대통령과 캐나다 통신회사인 BCI 데릭버니 회장의 면담과 관련된 대가성 로비자금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조 전 부회장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진 이 면담에서 데릭버니 회장은 김 전 대통령에게 한국에 대한 투자 의사와 함께 당시 검찰 조사를 받던 조 전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1980년 당시 주한 캐나다대사를 지냈던 데릭버니 회장은 사형선고를 받았던 김 전 대통령의 구명운동에 적극 나선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의원은 “한솔그룹과 김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커넥션이 한솔엠닷컴 인수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한국통신은 민영화 이전인 2000년 6월 한솔엠닷컴의 주식 47.85%를 당시 시장평균 가격의 2.5배가 넘는 주당 3만2725원으로 매입했다.

당시 한솔엠닷컴 지분은 조 전 부회장 등 한솔측이 12.9%, BCI와 미국계 금융회사인 AIG가 각각 20.97%와 13.98%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의 김한정(金漢正) 비서관은 “당시는 김 전 대통령이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단 1달러라도 외화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설득할 때였다”며 “경제를 살리기 위한 그런 노력을 이런 문제에 결부시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