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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데이트]김희애 ‘부모님 전상서’ 다시 눈물연기

입력 | 2004-10-08 18:13:00

김희애는 “결혼 전엔 시키는 대로 연기를 했지만 이젠 내 스스로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을 고마워하며 카메라 앞에 선다”고 말했다.사진제공 KBS


“연기는 죽기 살기로 하는 수밖에 없어요. 대사가 제 입에서 제 생각대로 나오려면 100번을 연습해도 부족하죠.”

탤런트 김희애가 지난해 SBS ‘완전한 사랑’에 이어 또 한번 작가 김수현과 함께 눈물나는 드라마를 선보인다. 그는 16일 처음 방영하는 KBS2 주말드라마 ‘부모님 전상서’(연출 정을영·토일 오후 7:50)에서 자폐아를 낳은 뒤 시댁과 남편의 구박을 받으면서도 가정을 지키는 30대 중반의 안성실 역으로 나온다.

안성실 캐릭터는 ‘완전한 사랑’의 여주인공 영애와 비슷하다.

“영애 역은 대사가 많아 골방에서 수험생처럼 대사를 달달 외웠죠. 성실 역은 그때보다는 좀 덜해요. 그래도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죠.”

그는 스스로 ‘완벽주의자’라고 밝혔다. 연기비결 역시 ‘완벽을 위한 연습’이라고 답했다.

‘김희애’ 하면 ‘착하고 심지 굳은 맏딸, 시댁의 구박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결혼생활을 지켜나가는 큰며느리, 남편에게 성실한 아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최근 한 생명보험회사 광고에서 그가 어깨가 축 처진 남편에게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라는 만화영화 캔디의 주제가를 불러주는 것도 그런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무거운 이미지의 역할이 자꾸 들어와요. 실제 제 성격과는 많이 다른데…. 항상 구박받고 가난한 역으로 나오지만, 저도 언젠가 사랑받고 부유하고 가벼운 캐릭터를 해 보고 싶어요.”

생글생글 웃으면 보조개가 쏙 들어가는 그의 얼굴에선 심각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힘들다.

“그래도 성실 역은 좋은 작가, 연출자, 배우가 있어 놓치기 싫은 배역이에요. 제 나이면 평범한 이모나 고모가 고작인데 주연급을 맡게 되니 감사할 따름이죠.”

김수현 작가와 두 번째 작품을 하면서 ‘찰떡궁합’이 됐느냐는 질문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완전한 사랑’ 때도 김수현 선생님이 어려워서 제대로 눈빛도 마주치지 못했어요. 저한테 연기 잘한다고 칭찬해 주신 적도 없어요. 그런데 김 선생님을 옆에서 지켜보면 같은 여자로서 굉장히 매력적인 스타일이에요.”

김희애는 1996년 드림위즈 대표 이찬진씨와 결혼해 기현(7) 기훈(6) 두 아들을 두었다.

“사내아이들이라 좀처럼 말을 안 들어요.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 저도 소리 지르고 애들 ‘맴매’ 하는 ‘깡패’ 엄마가 돼요. 징글맞죠.”

몸매는 두 아이의 엄마답지 않게 날씬하다. 황신혜 채시라와 더불어 자기관리가 철저한 아줌마 연기자로 꼽힌다.

“처녀 때는 다이어트 같은 건 생각도 안 했죠. 식탐이 있어 음식을 많이 먹는 스타일이거든요. 근데 아줌마가 되니까 체질이 바뀌는지 먹는 대로 살로 가요. 몸매 관리 하느라 죽을 지경이에요. 거의 매일 집에서 운동해요.”

경쟁 드라마는 MBC의 ‘한강수타령’. 김정수 작가의 극본에 탤런트 김혜수가 주연으로 등장한다.

“미혼인 김혜수씨와 아줌마인 저를 비교한다면 아마 듣는 처녀가 기분 나쁠걸요.”

왜 김 작가가 이번에도 자신을 선택했을 것 같으냐고 묻자 양 허리에 손을 얹으며 “‘제가 연기를 잘 하기 때문이겠죠” 하고 농담을 던진다.

캐스팅에 대한 해답은 옆자리에 있던 김 작가가 줬다.

“나는 베스트만 원해요.”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