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자산관리공사(KAMCO) 국정감사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 관리 회수 업무를 맡고 있는 자산관리공사의 방만한 경영실태와 임직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김정훈(金正薰) 남경필(南景弼) 의원에 따르면 자산관리공사는 공적자금 관리 업무를 맡은 1999년 이후 2004년 6월까지 7차례에 걸쳐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133억2000만원을 출연했다.
자산관리공사가 공적자금 관리 업무를 맡기 이전(성업공사 때)인 1992년부터 1997년까지 출연한 사내근로복지기금 3억2000만원과 비교할 때 41.6배나 늘어난 것. 특히 1999년에는 전년도 세전이익이 36억1400만원에 그쳤는데도 자산관리공사는 두 차례에 걸쳐 57억원을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다.
부실채권 인수 업무가 끝나고 보유 채권에 대한 정리 및 회수 업무만 남아있는데도 자산관리공사는 본사 별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아셈타워의 임차료와 관리비용으로 최근 4년 동안 113억4500만원을 썼다. 이 비용을 직원 1인당 평균비용으로 환산하면 2001년 369만원에서 2004년엔 497만원이나 된다. 건물 임차보증금 423억원에 연간 임차료와 관리비만 28억원에 달한다.
재정경제부가 1대 주주(42.86%)이며 산업은행 등이 주요 주주인 자산관리공사는 2001년 이후 4년 동안 이익금 191억8000만원을 주주배당으로 줬다. 공적자금으로 갚을 수 있는 돈을 대주주인 정부와 금융기관에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바람에 국민부담은 줄지 않았고 정부만 ‘배를 불렸다’는 지적이다.
이 회사의 1인당 평균 임금은 1997년 3158만원에서 2002년엔 5530만원으로 75.1%나 뛰었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노동조합과 합의된 인상금액보다 43억2408만원을 더 지급했고, 이 중 부실채권정리기금에서 부담한 몫도 27억6501만원이나 됐다.
같은 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부실채권 인수 업무를 맡은 이후 자산관리공사 임직원의 횡령 건수는 27건으로 횡령 금액은 31억8179만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횡령 금액 중 9월 말 현재 미회수 금액만 24억2689만원에 이른다.
이에 자산관리공사측은 “회사 경영에 관한 사항은 경영관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집행되기 때문에 절차와 내용에 문제가 없고, 금융감독원의 상시 관리 감독을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감사원은 조만간 자산관리공사의 경영실태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