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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熊虎상박’…곰이 더 셌다

입력 | 2004-10-08 23:45:00


5발의 홈런 축포가 밤하늘을 수놓았고 돌풍의 팀 두산이 기아를 11-8로 꺾고 준플레이오프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8일 잠실구장. 포스트시즌 사상 첫 다승왕끼리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경기는 예상과는 달리 불꽃 튀는 타격전. 그 선봉에 이날 ‘투맨쇼’의 주역인 알칸트라와 안경현이 있었다.

경기 전 두산 김경문 감독은 거포 알칸트라와 주장 안경현에 내심 기대를 걸면서도 6, 7번의 하위타순에 배치했다. 이유는 이들의 기아전, 특히 리오스에 대한 상대 타율이 너무나 초라했기 때문. 7월말 입국해 정규시즌 타율 0.231로 낙제점을 받았던 알칸트라는 기아전에선 더욱 못해 0.211, 리오스를 상대로는 3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2개를 내줬다. 안경현은 기아전 0.175, 리오스에겐10타수 1안타.

하지만 야구는 기록경기이긴 해도 기록은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 알칸트라는 0-0으로 맞선 2회 1사후 홍성흔의 2루수앞 내야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정규시즌 두산전 3승무패의 리오스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30m짜리 초대형 선제 2점 홈런을 날려 승리의 물꼬를 텄다.

이어 최경환의 2루타로 1점을 더 달아난 3회에는 2사 1, 3루에서 우월 3점 홈런을 연타석으로 작렬시켜 리오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알칸트라가 주연이라면 안경현은 더욱 빛난 조연. 알칸트라가 홈런으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바람에 2회 안타와 3회 2루타가 그늘에 가렸던 그는 6-3으로 추격당한 6회에는 좌월 2점 홈런, 7회에는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7회 홈런이 3루타였다면 사이클링 안타가 될 수도 있었다.

알칸트라와 안경현이 각각 올린 2홈런 5타점은 준플레이오프 기록. 안경현은 11루타를 날려 포스트시즌 기록을 함께 작성했다.

마운드에선 선발 레스가 7이닝 동안 9안타를 맞고 6실점했지만 승리투수가 됐고 3점차로 쫓긴 9회 1사 1루에서 등판한 구자운은 2타자를 범타로 처리하고 세이브를 따냈다.

기아는 8회 손지환의 3점 홈런 등으로 4점을 뽑은 데 이어 9회에는 장성호의 적시타로 구자운을 마운드로 끌어낸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한편 지난달 터진 ‘병풍(兵風)’으로 생기를 잃었던 프로야구는 이날 2만2262명의 관중이 운집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