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에어컨 가격 할인경쟁을 벌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에는 양문형(兩門型) 냉장고를 놓고 다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철판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은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600L 내외의 보급형 양문형 냉장고는 각사 대리점과 대형할인점 등에서 70만∼8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예를 들어 A할인점에서는 LG전자의 580L짜리 디오스가 72만8000원에, 680L 제품은 83만원에 팔리고 있고 삼성전자의 610L 지펠 가격은 81만8000원이다.
이러한 가격대는 지난해 비슷한 용량과 기능의 제품과 비교할 때 적어도 20만원 이상 떨어진 것으로 두 회사간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과 판매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특히 냉장고를 만드는데 필요한 철판 가격이 작년 9월보다 38% 이상 오른 상황에서 가격이 떨어진 것은 가격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을 뜻한다.
가전업계에서는 출혈식 가격경쟁이 당장은 일부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나중에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은 더 비싸게 사야 하는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에어컨 전쟁 때 60만원대 후반이었던 일반 스탠드형 제품(12평형용)은 올해 90만원 안팎으로 20만원이나 오른 것이 단적인 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