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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두산, 기아에 파죽의 2연승

입력 | 2004-10-10 18:32:00


두산 김경문 감독(46·사진)이 야구인생을 통틀어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기아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은 2-2로 맞선 연장 12회초 홍성흔의 만루 홈런과 안경현의 쐐기 2점 홈런을 앞세워 8-2로 역전승,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만년 하위 SK가 조범현 감독의 데뷔 첫해인 지난해 4위에 턱걸이한 뒤 일약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던 ‘40대 초보감독 돌풍’에 이은 제2탄. 김 감독은 “작년 조 감독의 활약을 보고 감탄했다. 나도 감독이 되면 그 친구처럼 잘해야지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성공시대는 주위의 평가를 180도 뒤엎은 인생역전 한판승이란 점에서 눈길. 김 감독은 지난겨울 팀이 선동렬(현 삼성 수석코치)을 영입하려는 과정에서 김인식 감독(현 한화)이 용퇴하고 선동렬마저 놓치자 대안으로 사령탑에 올랐다.

게다가 자유계약선수 정수근이 롯데로, 심재학이 트레이드로 기아로 가 올 시즌 개막 전 전문가가 본 두산은 탈꼴찌가 목표.

그러나 김 감독은 지나친 작전구사와 투수교체를 삼가고 선수들에게 맡기는 ‘믿음의 야구’로 팀을 재정비해 시즌 초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반면 기아는 2001년 해태를 인수한 뒤 삼성에 버금가는 투자로 프로야구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물러났다.

올해는 시즌 도중 김성한 감독을 경질하고 유남호 감독대행 체제를 가동하는 극약처방까지 내렸지만 역시 효험을 보지 못했다.

유 대행은 “김 감독의 뒤를 이어 포스트시즌까지 올라왔는데 힘이 조금 달렸다. 다음 시즌에는 부상 선수 없이 완전한 상태로 시즌을 시작해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아는 올겨울 팀 체질개선을 위한 지도부 개편의 칼바람이 몰아칠 전망이어서 유 대행의 바람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한편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13일 대구에서 열린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