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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테러 적신호…“이라크 저항세력들 무기획득 혈안”

입력 | 2004-10-10 18:37:00


이라크 저항세력이 신경독가스, 수포제, 세균무기 등 생화학무기를 갖추려 했다고 LA 타임스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사찰단 보고서를 인용해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현재 이라크 내 테러를 주도하고 있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도 화학무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이 6월 와해시킨 저항세력 ‘알 아부드 네트워크’는 지난해 12월부터 독가스를 만들기 위해 이라크 과학자들을 채용해 화학무기 개발을 시도했다.

이라크서베이그룹(ISG)이 지난주 공개한 960쪽에 이르는 이 ‘듀얼퍼 보고서’는 “이라크에 WMD는 없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화학무기 등 비재래식 무기에 의한 (저항세력의) 공격위험은 높다고 경고했다.

ISG 조사관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올해 3월. 미군은 화학무기 공급 상품점으로 알려진 바그다드 시장의 한 연구소를 급습한 뒤 이라크 화학자들이 독성이 강한 리신을 생산한 것을 발견했다.

ISG를 지휘한 찰스 듀얼퍼는 이라크 화학자들을 심문한 뒤 특별팀을 만들어 ‘알 아부드 네트워크’의 다른 조직원들을 체포했다.

‘알 아부드 네트워크’의 화학무기 생산 움직임은 지난해 12월 팔루자의 저항세력 ‘자이시 모하메드’가 독가스를 만들기 위해 이라크 화학자를 채용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보고서는 기록했다. 미군에 체포된 조직원이 미군과 연합군을 상대로 화학무기 공격 계획을 갖고 있다고 자백하면서 알 아부드 네트워크의 존재가 알려졌다.

이들이 채용한 과학자들은 직접 독가스를 생산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독가스로 활용되기 전 단계인 리신 분말을 소량 생산했고, 미군이 베트남에서 사용했던 인화성 높은 네이팜탄의 원료 생산도 준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듀얼퍼는 지난주 미국 상원 증언에서 이 네트워크의 존재를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연합군에 반대하는 세력과 테러범들이 화학무기를 갖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히고 “전(사담 후세인) 정권의 위험한 실험 결과가 다른 손(저항세력들)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