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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듣고싶은 곡, 콕 찍어주세요”

입력 | 2004-10-11 18:21:00


“듣고 싶은 레퍼토리를 인터넷으로 신청하세요.”

연주 프로그램을 네티즌 투표로 정하는 클래식 콘서트가 애호가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10월에 열리는 콘서트 중 ‘관객 선곡’ 이벤트가 있는 공연은 2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 피아니스트 릴리아 질버스타인의 듀오 무대. 1부 곡목은 브람스 ‘스케르초’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번으로 정해져 있지만, 2부 프로그램은 파가니니 ‘라 캄파넬라’, 크라이슬러 ‘사랑의 기쁨’, 존 윌리엄스 ‘쉰들러 리스트 테마음악’ 등 연주자가 제시한 총 16곡 중에서 다섯 곡을 네티즌의 투표로 고른다.

해외 유명 연주가가 네티즌 투표로 곡목을 선정하는 것은 2003년 이후 세 번째. 2003년 12월 이틀 동안 열린 미국 소프라노 제시 노먼의 내한공연에서는 가곡, 오페라 아리아, 재즈, 흑인영가의 네 가지 범주로 노먼이 부를 수 있는 곡목들을 예시한 뒤 투표결과 표를 많이 얻은 볼프의 가곡과 거슈인의 ‘아이브 갓 리듬’ 등을 노래했다. 올해 2월 열린 크로스오버 뮤지션 바비 맥퍼린 공연에서는 예술의 전당이 팬들을 상대로 ‘맥퍼린과 협연할만한 전통 예술가’의 네티즌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승무를 추는 채상묵씨와 해금의 강은일씨가 선정돼 맥퍼린과 공연했다.

‘곡목 투표’를 통해 공연기획자가 노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관객의 참여를 높이는 것. 노먼과 맥퍼린의 공연을 기획한 예술의 전당 고희경 공연기획팀장은 “네티즌의 관심이 매표로 연결되는 데다 연주자로서도 관객 성향을 미리 알 수 있어 이들과의 공감을 쉽게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공연을 갖는 바이올리니스트 벤게로프는 기교와 시적인 서정성을 두루 갖춘 연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함께 연주할 피아니스트 질버스타인은 1987년 부조니 콩쿠르 우승자로 명징한 타건과 똑 떨어지는 연주가 특징.

벤게로프와 질버스타인의 듀오 리사이틀 프로그램 투표는 크레디아 홈페이지(www.clubbalcony.com)와 고전음악 포털 사이트 고클래식(www.goclassic.co.kr)에서 각각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3만∼10만원. 02-751-9606∼1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